'실책 다이너마이트' 한화, 헬게이트 보일라
문학 SK와 3연전 전패..무기력한 지난해 되풀이?
실책 무려 9개 저질러..비자책으로만 6실점
한화 이글스의 지난 주말은 그야말로 문학의 악몽이었다.
한화는 올 시즌 롯데-삼성과의 2연전 시리즈에서 1승1패를 기록, 지난 시즌과 달라진 모습을 보이는 듯했다. 이용규, 정근우, 피에 등을 앞세운 타선의 화력이 업그레이드됐고, 선발진도 꾸준히 5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올 시즌 만만치 않은 전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한화는 SK와의 주말 3연전에서 올 시즌 첫 전패를 당했다. 지난해의 무기력한 모습으로 회귀한 듯했다. 내용이 더 좋지 않았다. 무기력한 마운드에 타선의 응집력 부족, 수비에서는 아마추어 같은 실책들이 쏟아졌다.
한화는 이번 3연전 들어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웠다. 4일 첫 경기에서 에이스 김광현을 내세운 SK를 상대로 한화는 5선발 이동걸 카드를 꺼냈다. 당초 이동걸의 등판이 예정됐던 3일 삼성전이 우천으로 순연, 개막전에서 호투했던 1선발 클레이를 투입할 수도 있었지만 김응용 감독은 이동걸 카드를 밀어붙였다.
김광현을 상대로 이길 확률이 높지 않다고 감안했을 때 이기는 경기와 지는 경기를 확실히 구분하고 가겠다는 의도였는지 모르지만, 결과적으로 승산이 낮은 경기라도 소극적인 용병술은 오히려 더 큰 화를 불러왔다. 1차전에서 이동걸이 2.1이닝 만에 7실점 난타당하며 무너지자 김응용 감독은 일찌감치 주전들을 대거 제외한 끝에 4-13 대패했다.
한번 꼬인 흐름은 3연전 내내 영향을 미쳤다. 5일 2차전에서는 중반까지 호투하던 선발 클레이가 급격하게 흔들리며 2-6 역전패, 6일 3차전마저 초반부터 송창현이 1.2이닝 6실점(5자책) 난타당하는 부진 끝에 1-8 완패했다.
3경기에서 무려 27점 내주는 동안 SK 타선이 뽑아낸 점수는 단 7점에 불과했다. 초반부터 한번 흔들리면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지는 위기관리 능력의 부재를 여지없이 드러냈고, 믿었던 선발과 테이블세터진이 3연전 내내 부진했다.
무엇보다 최악의 장면은 3연전 동안 무려 9개의 실책을 기록한 수비였다. 이중 절반이 넘는 5개가 유격수 송광민이 홀로 저지른 실책이었다. 송광민뿐만 아니라 한화 내야수들 전체가 3연전 내내 불안한 수비력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한화는 올 시즌 벌써 12개의 실책으로 전체 1위에 올라있다.
3연전 중 비자책점으로 내준 점수만 6점이었고, 기록되지 않은 실책이나 실점으로 연결된 상황까지 감안했을 때 심리적 타격은 더욱 컸다. 수비가 약한 강팀은 없다. 한화가 아직 강팀이 되기 위해서는 가야할 길이 멀다는 것만 확인한 문학에서의 3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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