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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은 창대했다” 챔프전 MVP 문태영 역전홈런


입력 2014.04.11 10:26 수정 2014.04.11 11:27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울산 모비스, 4승 2패로 창원 LG 제압

꾸준한 활약 대명사 문태영, 마침내 1인자로

프로농구 울산 모비스의 우승을 이끈 문태영은 시리즈 MVP까지 손에 거머쥐었다. ⓒ 울산 모비스

시작은 미약했어도 끝은 창대했다. 꾸준함이 화려함을 넘어섰다.

챔피언결정전에서 문태영(36·울산 모비스)의 활약과 그의 농구인생을 요약하는 듯한 설명이 아닐 수 없다. 문태영은 2013-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에서 모비스의 우승을 견인한 것은 물론, MVP까지 거머쥐는 영광을 안았다.

문태영은 챔피언결정전 평균 22.2득점 8리바운드를 기록했다. 6경기에서 한 번도 빼놓지 않고 연속 20점 이상을 기록하며 시리즈 내내 꾸준한 활약을 선보여 더욱 빛났다.

2009년 귀화혼혈선수 드래프트를 통해 한국프로농구(KBL)에 입성한 문태영은 비교적 늦게 주목받았다. 당시 스포트라이트는 화려한 외모와 스타성을 겸비한 이승준(동부)이나 전태풍(KT)에게 더 쏠렸고 문태영은 상대적으로 크게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정작 KBL무대에서 가장 화려하게 빛난 귀화혼혈스타는 바로 문태영이었다. KBL에서의 첫 팀이었던 LG에서 데뷔 첫 시즌부터 토종 선수로는 최초로 득점왕을 차지하며 일약 화제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문태영이 데뷔한 지 1년 만에 친형인 문태종도 KBL에 입성했다. 형인 동시에 농구선배였던 문태종은 문태영에게 든든한 동반자면서도 넘어야 할 벽과 같은 존재였다. 유럽무대에서도 알아주는 올스타급 슈터였던 형에 비해 동생 문태영은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았고 한 수 아래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KBL에서만큼은 문태영이 항상 한발 앞서나갔다. 문태영은 KBL 4년차이던 2012-13시즌 모비스 유니폼을 입고 마침내 꿈에 그리던 챔피언결정전 첫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귀화혼혈선수 출신으로는 2011년 전태풍에 이어 두 번째였다. 문태영은 당시 전자랜드 소속이던 문태종과 플레이오프 4강전에서 만나 3-0 완승을 거두기도 했다.

그리고 2013-14시즌 문 씨 형제는 운명처럼 외나무다리에서 재회했다. 문태종이 KBL 최고연봉으로 LG로 이적하면서도 문태영의 모비스와는 정규시즌부터 치열한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게 됐다. 정규시즌에서는 LG가 극적인 우승을 거두며 문태영의 모비스에 판정승을 거뒀다.

하지만 챔피언결정전에서는 상황이 달라졌다. 지난 시즌 첫 우승 당시에는 주연보다 조연의 역할에 가까웠던 문태영은 올해 챔피언결정전에서는 해결사로 거듭났다. 시리즈 초반에는 데이본 제퍼슨의 폭발적인 득점력이 더 주목받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매 경기 기복 없는 꾸준함을 보여준 문태영의 활약이 시리즈를 장악했다.

문태종이 득점력에서 동생을 앞선 경기는 3차전 한 번뿐이었다. 문태영은 공격뿐 아니라 수비와 리바운드에서도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으며 MVP로서 손색없는 활약을 펼쳤다.

팀을 다시 한 번 정상으로 이끈 문태영은 귀화혼혈선수로는 최초의 2회 우승과 챔피언결정전 MVP라는 업적을 남기며 KBL 역사의 한 페이지를 새롭게 썼다. 어쩌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형제와의 챔피언결정전 맞대결도 문태영의 농구인생을 통틀어 특별한 경험이었다.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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