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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작 엎드린 새누리, 공격 포인트 잡는 새정연


입력 2014.04.25 19:48 수정 2014.04.25 20:02        조소영 기자

잇단 구설에 양측 한동안 자숙하다 새정연부터 정부 비판 시동

2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세월호 사고대책특위에서 심재철 특위원장(왼쪽)이 모두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세월호' 침몰사고 이틀째인 17일 국회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여객선 침몰사고 대책회의에서 우원식 의원(왼쪽부터), 김한길 공동대표, 전병헌 원내대표, 최규성 의원 등이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연합뉴스

세월호 침몰 사고로 정지됐던 정치 시계가 일부 국회 상임위원회가 열리는 등 서서히 돌아가는 가운데 여야가 상반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사고에 대한 정부 책임론이 거세지면서 새누리당은 침묵을 택하고, 새정치민주연합은 기지개를 켜고 있다.

25일 새누리당은 아침회의를 갖지 않았다. 개별 의원들의 기자회견이나 대변인들의 브리핑도 없었다. 함진규 대변인이 이날 오전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방한에 관해 환영 논평을 낸 뒤부터는 침묵을 지켰다. 세월호 사고 직후 이어온 ‘올스톱 분위기’를 지킨 것이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상대적으로 활발히 움직였다. 오전 9시 국회에서 최고위원 및 여객선 침몰사고 대책위원단 연석회의를 열고, 정부를 비롯해 정치권의 잘못을 꼬집었다. 뒤이어 김현 대책위 상황실장이 11시 30분 정론관서 브리핑을 갖고 정부가 사고 수습보다는 해명에 초점을 맞추는 등 책임을 지우는 일에 급급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금태섭 대변인은 비공개 최고위 결과를 언론에 서면 브리핑으로 전했다. 이어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의 피고인인 유우성 씨가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간첩혐의에 대해 무죄판결을 받았다는 소식에 남재준 국가정보원장을 해임해야 한다는 내용의 논평을 냈다. 새누리당은 이에 대해 어떤 입장도 내지 않았다.

아침회의? '드문드문' 새누리 '매일매일' 새정연

여야는 지난 16일 세월호 사고 직후 암묵적으로 침묵하기로 합의했다. 온종일 공방이 이어지던 여야 대변인 브리핑, 의원들의 기자회견이 사실상 뚝 끊겼다. 6.4지방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이지만, 경선 일정도 모두 미뤘다. 그러다 점차 행동 양상이 달라졌다. 새누리당은 끝까지 자제, 새정치연합은 서서히 활동하는 일에 방점을 두기 시작한 것이다.

새누리당은 이재오·한기호·권은희 의원과 김문수 경기도지사, 정몽준 의원의 아들 등이 세월호 사고와 관련, 잇따라 ‘SNS 헛발질’을 하면서 흠집이 났다. 이어 정부의 우왕좌왕하는 사고 대처 능력에 뿔이 난 민심까지 마주하게 됐다. 언행에 ‘조심 또 조심’이 당부됐다. 당 지도부는 매일 아침 갖던 회의도 드문드문 이어가는 상태다.

새정치연합도 자신의 이름을 큼지막하게 적은 조끼를 입고 마라톤을 한 임내현 의원, 실종자 가족이 아닌데도 가족 대표 역할을 하며 논란을 일으킨 경기도의원 예비후보 송정근 씨 문제 등이 있었지만, 송 씨의 탈당 등으로 사태가 빠르게 마무리됐다. 무엇보다 정부와 반대편에 서있는 야당이라는 점이 새누리당보다 넓은 운신의 폭을 확보할 수 있게 했다. 새정치연합은 사고 직후에도 아침회의를 한 번도 빼먹지 않았다.

사고 수습이 막바지로 흘러가고 6.4지방선거가 가까워오면서 이 같은 양상은 더 고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새누리당은 청와대에 개각을 요청하는 등 국면 타개를 위해 고심하는 모양새다. 새정치연합은 역풍 방지책을 세우면서 ‘정권심판론’ 카드를 꺼내들 것으로 보인다.

유정복 '선거운동' 논란..."사실 왜곡에 안타까워"

한편, 새누리당은 이날 유정복 인천시장 예비후보의 선거운동 문제로 또다시 곤혹을 치렀다.

국민 정서를 감안, 각 당 지도부가 ‘선거운동 금지령’을 내린 상황에서 유 예비후보가 지난 23일 인천 부평의 한 구의원 예비후보 사무실에서 구청장과 시·구의원 후보 등 10여명의 새누리당 당원들을 상대로 선거운동을 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것이다.

유 예비후보는 이 자리에서 “이번에 불행하게도 세월호 사건이 있어 지금 국민들이 이렇기 때문에 우리가 로우키로 가는데, 어쨌든 선거 국면에 있어서는 우리가 갖고 있는 경쟁력으로 저쪽을 완전히 제압시켜야 한다”는 발언 등을 하면서 협조를 당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일파만파 퍼지자 유 예비후보는 성명서를 통해 “SNS에 대해 보다 심도 있는 활용방안을 공부하는 자리에 참석해달라는 요청을 받아 사무실에 들르게 된 것”이라며 “일반 당원이나 지지자들을 대상으로 한 선거운동이 결코 아니었고, 의례적인 인사말을 하고 나온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당시 모임이 후보자들의 순수한 정책 공부모임이었다는 것이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사전계획 하 불법적으로 현장을 녹취해 내가 무슨 엄청난 선거운동이라도 하고 돌아다니는 것처럼 사실을 왜곡하는 것에 대해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은 곧바로 공격에 나섰다.

금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유 예비후보의 ‘세월호 발언’을 두고 “아무리 선거운동이 급하다고 한들 간절한 마음으로 어린 자식의 생환을 기다리는 부모의 심정을 생각할 때 어떻게 이런 말을 할 수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또한 야당을 ‘적’으로 표현하면서 ‘적을 무력화시켜야 한다’고 발언한 부분도 정치와 정쟁을 혼동하는 인식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사실여부와 관계없이 새누리당은 하나의 상처를 더 안은 셈이 됐다.

조소영 기자 (cho1175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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