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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아픔 달래는 '연예인 기부 천사'


입력 2014.04.26 11:28 수정 2014.04.26 11:31        민교동 객원기자

실명, 익명 기부 릴레이 '훈훈'

의미에 따라 이름 공개여부 결정

문근영과 김장훈 등을 기부 릴레이로 시작된 연예인 기부 문화는 이미 활발한 수준으로 확대시켰다. ⓒ 데일리안DB

마치 경쟁이라도 하는 듯 기부금 단위가 올라가고 있다. 1억 원이라는 통큰 기부를 한 연예인들의 뉴스가 이어지는 과정에서 김수현이 3억 원을 안산 단원고등학교에 기부했다.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로 인해 국내는 물론이고 중국 등 해외에서도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대세 한류스타 다운 통 큰 기부다.

이어 YG엔터테인먼트의 수장 양현석이 소속사 차원에서 5억 원을 기부했다. 양현석은 “세상 그 어떤 말로도 유가족에 대한 위로가 안 될 것 이다. 나도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한 사람으로서 세월호 침몰 사건을 지켜보며 뭐라 표현할 수 없는 비통함에 빠졌고 뉴스를 접할 때마다 눈물이 났다”고 참담함을 토로하며 5억 원을 기부했다.

물론 연예인의 선행, 아니 그 누구이던 전 국민을 슬픔에 잠기게 만든 세월호 침몰 사고를 맞아 이뤄지고 있는 모든 기부 행위와 봉사 활동은 금액이 얼마냐 보다는 거기에 담긴 마음이 중요하다. 그렇지만 유명 연예인들이 거듭 고액을 기부하는 것은 분명 기분 좋은 뉴스임에는 분명하다.

시작은 차승원이었다. 세월호 침몰 사고가 불거진 뒤 전 국민이 슬픔에 젖어 있는 순간 배우 차승원은 1억 원을 기부했다. 모두가 충격과 슬픔에 젖어 있는 상황에서 아직 기부까지 생각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차승원이 그 출발선에 가장 먼저 나선 것이다.

온라인에선 잠시 뒷말도 무성했던 게 사실이다. 불행한 일이지만 연예인 실명 기부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일부 네티즌의 시선은 언제나 존재한다. 이미지 재고와 작품 홍보 등을 위해 연예인들의 기부기 이뤄진다는 편견 어린 시선이 연예인들의 진심을 훼손하곤 하는 것. 게다가 차승원이 개인적으로 구설수에 휘말렸던 터라 더욱 그랬다.

그렇지만 차승원의 진심은 다른 연예인들의 기부 행위를 유발하는 촉발제가 됐다. 하지원, 송승헌 등 동료 연예인들이 연이어 1억 원을 기부하며 선행 릴레이를 이어간 것. 차승원과 비슷하게 세월호 침몰 사고 초기에 1억 원 기부 의사를 밝힌 메이저리거 류현진의 선행 역시 피겨 여왕 김연아와 축구 선수 박주영 등의 1억 원 기부로 이어졌다.

또한 추성훈과 박신혜가 5000만 원을 기부했다. 특히 박신혜는 조용히 자신의 이름으로 기부를 해 그가 연예인 박신혜라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기도 했다. 이 외에도 이준, 정일우, 장미인애, 오연서, 박재민, 김보성 이용규 선수- 하나 부부 등도 기부에 동참했다. 또한 송혜교 강동원 유아인 등의 소속사인 매니지먼트사 UAA는 담요 등 구호물품을 기부했으며 드라마 ‘쓰리데이즈’ 제작사와 드라마 ‘앙큼한 돌싱녀’ 출연진과 스태프도 각각 성금을 거기부했다.

여기서 눈길을 끄는 기부 연예인은 바로 이준이다. 이준은 사랑의 열매 사회복지 공동 모금회에 1000만 원을 기부했다. 이준은 소속사에도 그 사실을 알리지 않은 채 본명인 이창선으로 기부금을 전달했다. 익명 기부는 아니지만 연예인이라는 사실을 감췄다는 부분에선 익명 기부로 볼 수도 있는 사안이다.

사랑의 열매 사회복지 전남 공동모금회 측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준 씨라는 사실은 확인 전화 과정에서 알게 됐는데 오히려 이 씨는 기부는 처음인데 소액이라소 죄송하다는 말만 남겼다”고 밝혔다.

1억 원, 3억 원, 5억 원 등 연예인의 통 큰 기부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액수만 놓고 보면 1000만 원은 말 그대로 소액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과연 그 누가 이준의 기부금 1000만 원을 소액이라고 얘기할 수 있을까. 악플러들도 이준의 기부를 소액 기부라고 폄하하진 못할 것이다. 그는 악플러들이 거듭 문제 삼는 것처럼 홍보를 위한 연예인의 기부라고 보기엔 실명을 활용한 사실상의 익명 기부였기 때문이다.

이는 다른 연예인들 역시 마찬가지다. 자신의 상황에 따라 기부액을 결정하고 그 금액을 기부하는 것이므로 모든 연예인의 기부는 그 자체로 아름답고 칭찬받을 일이다. 누가 얼마를 기부했느냐는 말 그대로 주제를 벗어난 얘기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연예인 기부로 가장 대표적인 인물은 문근영과 김장훈이다. 심지어 김장훈은 지금까지의 기부액 총액이 무려 100억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을 정도다. 그럼에도 이들은 홍보 등을 이유로 기부했다는 악플에 가장 많이 시달린 이들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이들의 거듭된 선행 행보는 다른 연예인들의 릴레이 기부를 유도했으며 오늘 날의 연예인 기부 문화를 만드는 데 크게 기여하기도 했다. 최수종-하희라 부부 등 선행으로 대표적인 연예인들로 시작된 연예인 기부 문화는 문근영과 김장훈을 거쳐 연예계 전반으로 확대됐다.

문근영의 첫 기부는 그가 고교생이던 2006년 1억 원의 장학금을 기부한 것이었다. 김장훈은 본격적인 기부 행위를 이어가며 어린 문근영의 기부를 보고 큰 감동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문근영의 기부가 김장훈에게 영향을 미친 셈이다.

연예인은 일수거일투족이 대중의 관심사다. 그렇다 보니 기부 행위와 봉사 활동 등 선행을 펼치면서도 악플을 우려해야 한다. 한 여자 연예인의 소속사 관계자는 “좋은 의미에서 기부를 하고 싶고 또 기부가 그 동안 받은 많은 사랑에 대한 정말 작은 보답이라고 생각하지만 마치 기부가 이미지를 좋게 만드는 등 홍보를 위한 수단으로 비춰지는 부분이 많이 안타깝다”고 얘기한다. 선행조차 눈치를 봐야 한다는 부분이 어찌 보면 연예인 입장에선 비애가 아닐 수 없다.

물론 연예인들이 익명으로 기부를 하는 방법도 있다. 적어도 홍보를 위한 이벤트라는 오명은 벗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조차 쉽지가 않다. 대부분의 연예인은 비교적 큰 금액을 기부하는 탓에 나중에 기부를 받은 기관 등을 통해서라도 선행 사실이 알려지는 경우가 잦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이준과 박신혜의 기부가 이런 방식으로 뒤늦게 세간에 알려졌다.

그렇지만 연예인의 실명 기부가 갖는 의미도 남다르다. 지난 2010년 김장훈은 장애아동병원 건립 기금으로 10억 원을 기부하며 “손가락질을 받더라도 연예인 기부는 알리는 게 낫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연예인의 기부 선행은 그만큼 파급력이 크다.

동료 연예인은 물론이고 한국 사회 전체의 기부 문화를 한 단계 성숙시키고 활발하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문근영과 김장훈 등을 기부 릴레이로 시작된 연예인 기부 문화는 이미 활발한 수준으로 확대시켰다.

네티즌들의 반응 역시 연예인의 기부 문화에 격려와 박수갈채를 보내고 있다. 여전히 극소수 악플러들이 있지만 요즘에는 아예 악플러들이 대다수의 네티즌들에게 공격을 받고 있다. 연예인 선행에 달린 악플에 달린 한 댓글이 매우 눈길을 끈다. “넌 100원이라도 기부를 하고 그런 얘길 하는 거니?”

민교동 기자 (minkyodong@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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