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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자 가족 "다이빙벨, 장난치는 것도 아니고..."


입력 2014.05.02 11:41 수정 2014.05.02 11:48        조소영 기자

욕설 등 분통 "이종인, 나타나서 기자회견이라도 해야..."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가 26일 오전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서 세월호 침몰사고 해역에 투입됐던 다이빙벨이 조류의 흐름이 빨라 난항을 겪어 되돌아 온 가운데 실종자 가족들과 가족 대책 본부로 나서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세월호 침몰 사고 실종자 가족들이 구조·수색 작업에 한 가닥 희망을 걸었던 다이빙벨 투입이 실패한 것으로 알려진 뒤 매우 분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안산 단원고에서 수학여행을 갔던 조카를 기다리고 있는 실종자 가족이자 1등 항해사 출신인 유경만 씨는 2일 YTN라디오에 출연해 “다이빙벨이라는 것은, 언론에서도 그렇게 말씀을 하셨지만, 조금은 유감”이라며 “실종자 가족들에게 장난치는 것도 아니고...”라고 말했다.

이어 “처음과 또 말을 바꾸어서...사람이 감정의 동물이라고, 참 그렇다”고 씁쓸해했다.

앞서 이종인 알파잠수종합기술공사 대표와 일부 언론은 세월호 침몰 사고 직후 진행된 정부의 구조·수색 작업이 해당 해역의 빠른 물살 등으로 지연되자 잠수사의 ‘20시간 연속 작업이 가능한’ 다이빙벨 투입을 통해 작업이 진전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1일까지 다이빙벨 투입을 시도해본 뒤 사용 실패를 인정하면서 “우리가 나타나 공을 세웠을 때 기존 수색 세력들의 사기가 저하된다는 생각에 (철수를) 결심했다”이라고 다소 황당한 해명을 내놨다.

이 대표는 이어 취재진이 “왜 더 빨리 철수하지 않았느냐”고 질문했을 때는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려 했다면서 “나에게는 이 기회가 사업하는 사람으로서도 그렇고, 뭘 입증하고 입증 받을 수 있는 좋은 기회잖느냐”고도 말했다.

유씨는 “처음에는 (이 대표가) 무조건 자기가 성공할 것처럼 주장을 내놓고 지금에서야 하는 말을 보라. 취재가 시작되니 어쩔 수 없는 상황인 것처럼 말 바꾸기로 말을 돌려버리잖느냐”며 “가족들이 화가 많이 나있다. (진도 체육관 현장에 있는) 누나에게 잠깐 얘기를 들었는데 (이 대표 측이) 현장에 안 나타나니 직접 가겠다는 사람들도 있고, 욕설도 나오고 하는 상황인 모양”이라고 전했다.

유씨는 “이 대표의 회사에 직접 항의를 하러 가겠다는 가족들이 있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는 “다이빙벨을 말하던 사람이 직접 나타나지 않으니”라며 “나타나서 기자회견이라도 해주든지 아니면 단상에 서서 이실직고를 하든지 해야 하는데 자꾸 뒤로 물러나 취재만 하고, 언론에만 잠깐 보도가 되니 그걸 본 가족들은 상당히 기분이 안 좋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언론에 대해서도 “실종자 가족들이 조금 실망을 했던 것으로 알고 있지만, (어쨌든 이 대표 등이) 직접 현장에 와 실종자 가족들에게 수습 설명을 해줘야만 알 수가 있었을 것”이라며 “취재하고 잠깐 인터뷰해서 언론에 방송을 내버리니 가족들은 앉아서 더 분통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유씨는 세월호가 화물을 더 싣기 위해 배의 균형을 잡기 위해 배 밑바닥에 투입된 물인 평형수를 뺐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항해 일을 하면서) 들어본 적도 없고,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며 “나는 원양어선을 탔지만, 배가 출항하기 전 항해사들에게 해야 할 일들을 전부 리스트로 체크하고 지시한다”고 꼬집었다.

유씨는 이번 사고에 대한 책임을 진다며 정홍원 국무총리가 사퇴하고, 지난달 29일 박근혜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대국민사과를 한 데 대해선 “만족하지 않는다”고도 말했다.

그는 “나는 TV에서도 보고, 누나와도 통화를 해봤지만 현장의 실종자 가족들은 (TV 쪽으로) 한 분도, 전혀, 고개를 돌리지 않은 사람들도 많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조소영 기자 (cho1175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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