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포항 AFC 챔스리그 1차전 녹화중계 편성
포항과 전북의 AFC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이 6일 전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포항이 원정에서 2-1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8강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는 생중계가 아닌 녹화중계로 편성됐다. 동시간대 스포츠 방송채널은 모두 프로야구에 집중됐다. 현장을 찾지 못한 축구팬들은 생중계를 보기 위해 인터넷방송을 뒤지거나 해외방송을 찾아 다녔다.
국내에서 프로야구가 가장 인기 있는 컨텐츠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중요한 챔피언스리그 경기였고 K리그 팀끼리 맞붙은 토너먼트라는 희소성도 있었다. 포항과 전북은 K리그에도 우승후보로 꼽히며 국가대표급 선수들도 다수 활약하고 있는 인기팀들이다. K리그팀들의 빅매치를 한국 선수들 발음도 어눌한 아랍어 방송에 의지해 시청해야했던 축구팬들로서는 답답함을 느낄 만하다.
일부 축구팬들의 방송사와 야구에 대한 피해의식은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니다.
중계문제를 둘러싼 차별이 축구팬들과 야구팬들의 해묵은 갈등을 조장하는 빌미가 된 지도 오래됐다. 인기와 상품성 차이라는 현실론과 미디어가 국내 축구를 홀대하는 것이 오히려 축구인기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반발로 만만치 않다.
K리그 팬들이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것은 올해가 바로 월드컵이 열리는 시즌이기 때문이다. 각 방송사들이 경쟁적으로 월드컵 중계를 위한 대대적인 홍보를 펼치고 있지만, 평소 국내 축구에는 크게 비중을 두지 않거나 해외축구 중계나 월드컵 시즌 때만 반짝 올인하는 모순적 행태 때문이다.
멀리 해외무대에서 뛰는 선수들의 활약상도 안방에서 편하게 감상할 수 있는 시대지만, 정작 K리거들의 움직임을 중계를 통해 접할 기회는 그리 흔하지 않다.
한국축구는 아시아에서 어느덧 축구강국의 반열에 올랐다. 대표팀은 월드컵 본선에도 꾸준히 진출하고 있고 K리그 역시 챔피언스리그에서 매년 결승 진출팀을 배출하는 정상급 리그로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높아진 위상에 비해 국내의 축구열기와 대표팀-해외파에 편중된 미디어의 관심은 여전히 풀어야할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