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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기자회 성명 "세월호 보도, 참담하고 부끄럽다"


입력 2014.05.12 14:52 수정 2014.05.12 14:53        부수정 기자

KBS 기자들이 세월호 참사 보도와 관련해 반성문을 올린 데 이어 MBC 기자들도 "참담하고 부끄럽다"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MBC 기자회 소속 30기 이하 기자 121명은 12일 오전 성명을 통해 "'뉴스데스크'가 세월호 실종자 가족을 모욕하고 비난했다"며 "참담하고 부끄럽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7일 MBC 뉴스데스크에서 보도된 '분노와 슬픔을 넘어서'라는 데스크 리포트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기자들은 실종자 가족들이 '해양수산부장관과 해경청장을 압박'하고 '총리에게 물을 끼얹고' '청와대로 행진'했으며, 이는 '잠수부를 죽음으로 떠민 조급증'이라고 보도한 자사의 리포트에 대해 "국가의 무책임으로 자식을 잃은 부모를 위로하지는 못할망정, 그들을 훈계하면서 조급한 비애국적 세력인 것처럼 몰아갔다"며 "비이성적, 비상식적인 것은 물론 최소한의 예의조차 없는 보도였다"고 지적했다.

기자들은 "이는 '보도 참사'였다"며 "이런 '참사' 를 막지 못한 책임, MBC 기자들에게 있다. 가슴을 치며 머리 숙인다"고 사과했다.

기자들은 또 "해경의 초동 대처와 수색, 그리고 재난 대응체계와 위기관리 시스템 등 정부 책임과 관련한 보도에 있어 MBC는 그 어느 방송보다 소홀했다"며 "정몽준 의원 아들의 '막말'과 공직자들의 부적절한 처신 등 실종자 가족들을 향한 가학 행위도 유독 MBC 뉴스에선 볼 수 없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유족과 실종자 가족을 찾아간 박근혜 대통령의 한마디 한마디는 빠짐없이 충실하게 보도한 반면, 현장 상황은 누락하거나 왜곡했다"며 정부 편향적 보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들은 "해직과 정직, 업무 배제와 같은 폭압적 상황 속에서 MBC 뉴스는 걷잡을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 사실을 신성시하는 저널리즘의 기본부터 다시 바로잡겠다. 재난 보도의 준칙도 마련해 다시 이런 '보도 참사' 가 반복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기자들은 마지막으로 "MBC가 언론 본연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도록 끈질기게 맞설 것이며 무엇보다 기자 정신과 양심만큼은 결코 저버리지 않겠다"고 글을 맺었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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