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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달리고 싶은' 퍼디난드…한국 향한 정


입력 2014.05.13 15:04 수정 2014.05.13 17:14        데일리안 스포츠 = 이충민 객원기자

부상 시달리며 최악의 시즌, 결국 구단과 결별

선수생활 지속 강한 의지..K-리그도 고려할 만

퍼디난드가 12년 맨유 생활에 종지부를 찍는다. ⓒ 데일리안 DB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는 떠나지만 계속 달리고 싶다. 연봉에 상관없이 ‘미지의 세계’에 도전장을 던지겠다.”

맨유 간판 수비수 리오 퍼디난드(36)가 12년간의 맨유 생활을 끝냈다.

퍼디난드는 13일(한국시각) 맨유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최근 몇 달간 나의 미래에 대해 깊이 생각해봤다. 심사숙고 끝에 이제는 팀을 떠날 때”라고 말했다. 맨유 구단도 “퍼디난드가 맨유에서의 12년 생활을 마무리했다”고 결별을 공식 선언했다.

맨유 선수들은 시즌 최종전 라커룸에서 이 소식을 접했다. 마이클 캐릭, 파트리스 에브라 등은 퍼디난드의 12년 맨유 커리어가 끝났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영어에 낯선 가가와 신지(일본)도 착잡한 분위기를 직감했다는 후문이다.

퍼디난드는 올 시즌 고질적인 허리 부상으로 14경기 출장에 그쳤다. 퍼디난드는 “이것이 프로의 세계다. 전적으로 몸 관리를 못한 내 책임이다”면서 새로운 도전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퍼디난드는 지난 1996년 웨스트햄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2002년 맨유에 입단해 부동의 중앙 수비수로 활약하며 리그 6회, 컵대회 2회, 챔피언스리그 1회, 클럽 월드컵 1회 등 화려한 우승 경력을 쌓았다. 통산 454경기에서 불과 8골만 기록했지만, 그의 공헌도는 상상을 초월한다.

퍼디난드와 ‘한국’은 뜻밖에 인연이 깊다. 2002 한일월드컵에서 잉글랜드를 8강으로 올려놓은 활약을 바탕으로 빅클럽인 맨유 유니폼을 입었다. 2005년 박지성이 맨유에 입단하자, 반 니스텔루이와 함께 박지성을 물심양면 챙겨줬다.

이에 박지성은 한국산 과자로 보답했다. 자신의 앞으로 온 팬들의 과자 선물을 퍼디난드를 비롯한 팀 동료들과 나눠 먹었다.

퍼디난드는 박지성의 정(情)에 깊이 감명했다. 지난 2010년 트위터에서 “박지성이 자신에게 온 소포 선물과자를 맨유 동료에게 나눠줬다”며 “그의 행동이 생소했지만, 곧 한국인 특유의 정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놀랐다. 이어 “루니와 나는 박지성이 준 초코과자를 정신없이 먹어치웠다. 영국 웨건힐즈와 비슷한 맛이 나는 한국산 파이에 매료됐다”고 극찬한 바 있다.

박지성을 통해 한국인 성품에 매료된 퍼디난드는 유럽에 진출한 태극전사를 눈여겨본다. 국내 팬들과 SNS 소통을 통해 “이청용은 당장 빅 클럽에 갈 재능” “기성용 별명은 기라드” “맨유도 손흥민에 관심이 있다” 등 다양한 소식들을 인지하고 있었다.

또 지난해 8월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3-2 역전승을 이끈 김보경(카디프시티)에 대해 “내가 말했지? 한국에서 온 유망한 선수야. 미스터 킴의 드리블은 놀라워”라는 글을 SNS에 남기기도 했다.

그렇다면 퍼디난드가 말한 ‘미지의 세계’로 K-리그도 충분히 고려해볼 만하다. 퍼디난드는 박지성과 초코파이를 좋아한다. 뿐만 아니라 SBS 예능프로그램 ‘일요일이 좋다 - 런닝맨’에도 관심에 많다. 지난해 박지성 에브라 편을 인터넷으로 시청한 뒤 트위터에 “내 친구들 나왔네”라고 후기를 남기기도 했다.

2012년에는 SNS을 통해 “한국의 강남스타일 댄스에 관심이 많다. 이 춤은 클래식이다. 셔플, 더기, 보글, 2스텝, 문워크에 이은 새로운 런닝맨”이라며 싸이의 강남스타일 말춤을 극찬했다.

적어도 K-리그가 퍼디난드를 내칠 가능성의 거의 없다. 퍼디난드가 자신의 말대로 연봉에 연연하지 않는다면 누구보다 많은 사랑을 받으며 행복을 누릴 수 있는 곳이 K-리그다.

이충민 기자 (robingibb@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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