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 초반부터 삐그덕 속 PD 돌연 경질
작가 요구설에 드라마국 '비상' 돌입
얼마 전 잘 나가던 KBS2 드라마 ‘감격시대’ 작가가 전격 교체돼 논란이 인 가운데 이번에는 PD가 돌연 교체되는 일이 발생해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더욱이 작가의 요구에 의해 해당 PD가 일방적으로 하차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비난 역시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MBC 주말드라마 '호텔킹'이 극 초반부터 잡음의 주인공이 됐다. 사상 초유의 사태다. 작가가 담당 PD 교체를 요구했다는 주장이다. 연출을 맡은 김대진 PD가 갑자기 경질되고 애쉬번(최병길) PD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
물론 MBC 측은 김 PD의 일신상 이유라는 게 교체 배경에 대한 설명이지만 김 PD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조은정 작가의 요구”라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제작진 측 역시 집필을 맡은 조은정 작가와 김 PD의 불화가 한 몫을 했다는 의견을 제기해 그의 주장에 힘을 실고 있다.
어찌됐건 드라마를 잡고 이끄는 연출가가 불시에 교체되며 '호텔킹'은 위기에 봉착한 것임에 틀림없다. MBC 드라마국은 이례적으로 긴급회의에 들어갔다. 드라마국 PD들이 모여 일방적인 통보에 의한 이번 사건의 심각성을 인식, 향후 대책 논의 중이다. MBC가 명확한 교체 사유를 밝히지 않은 상황 때문에 PD들은 우선 사측에 연출자 교체 사유를 확인한 뒤 향후 행동 방향을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집단행동에 들어갈 뜻을 피력한 만큼 추후 행보에 대해 이목이 집중되는 대목이다. 결국 김대진 PD가 자의로 물러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입증한 셈이다.
여기에 책임프로듀서인 김민진 CP까지 직접 촬영현장에 투입된 것으로 알려져 사태의 심각성이 크다. 다수의 매체에 따르면 공통연출을 맡은 장준호 PD 역시 연락두절로 김 CP가 대신 현장에 뛰어들었다는 것. 갑작스레 두 선장을 잃은 ‘호텔킹’이 무사히 항해를 할 지 의문이다.
제작진의 싸움을 어제 오늘의 이야기는 아니다. 작가와 연출의 갈등은 공존했고 늘 찰떡궁합을 보이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작가나 연출자가 교체되는 건 흔치 않은 사례다. 때문에 시청자들은 이런 작품에 신뢰를 보이지 않고 결국 흥행 리스트에도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때문에 '호텔킹' 사태의 경우, 조기 종영설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시청자들의 ‘리모컨’을 빼앗겼다는 분석이다. 누군가 작품을 위한 결정이라고 항변을 한다 해도 새로운 연출진의 부담은 더욱 가중될 가능성이 높다. 시청률 상승세를 이끌기에도 역부족일 것이라는 의견이 이어지는 이유다.
물론 ‘호텔킹’ 사태에 앞서 PD나 작가가 교체된 사례가 종종 있었다. KBS2 수목드라마 '제빵왕 김탁구'나 SBS 주말극 '세번 결혼하는 여자'는 방송 직전 갑작스레 연출이 교체돼 관심을 모은 작품이다.
특히 ‘세번 결혼하는 여자’는 김수현 작가와 정을영 PD 콤비의 신작으로 대대적 홍보에 나섰지만 촬영 직전 건강상의 이유로 연출자가 교체됐다. 물론 이는 방송되기 전 건강상의 이유가 정확하게 전달된 사항이었다.
MBC 주말극 '금 나와라 뚝딱'은 방송 한 달을 앞두고 제작사가 교체되는 가 하면 출연자, 연출자가 바뀌는 홍역을 겪어야 했다. SBS '대물' 역시 방송 5회 만에 작가가 하차했고 PD마저 교체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아 논란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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