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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이사회' 국민은행 '집안싸움'은 진행중?…"내주 재논의"


입력 2014.05.23 16:16 수정 2014.05.23 16:18        목용재 기자

이건호 행장 "감사위원회, 이사회에서 재논의할 것…'조직 갈등설'은 곤란"

전산시스템 교체를 둘러싼 의혹 등을 다루기 위한 KB국민은행의 긴급이사회가 열린 23일 오전 이건호 KB국민은행장이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사로 출근하던 중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연합뉴스

전산시스템 교체를 둘러싸고 국민은행(은행장 이건호) 이사회와 경영진 간의 갈등을 수습하기 위해 열린 국민은행의 긴급 이사회가 3시간여의 난상토론을 벌였지만 끝내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건호 국민은행장은 23일 국민은행 여의도 본점에서 열린 긴급 이사회를 마치고 나오면서 기자들과 만나 조직내부의 '갈등설'을 일축했다. 이사회를 '거수기'로 보는 외부의 비판이 있는 가운데 이번에 이사회에서 이견이 나왔다고 이를 갈등으로 보는 것은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이건호 행장은 "27일 감사위원회·이사회를 재논의 하기로 했다"면서 "은행 내부적으로 분쟁이나 갈등을 빚고 있을 이유가 없다. 이사회가 늘 거수기라고 비판하다가 토론이 이뤄지니까 갈등이라고 보는 것은 곤란하다"고 밝혔다.

이 행장은 "이사회 구성원들이 모여 은행에 좋은 방안은 무엇인지 결론을 도출하고 있는 과정"이라면서 "오늘 논의 내용은 다시 감사위원회에서 얘기한 후 그 다음 이사회에서 계속 논의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진행 중인 전산 시스템 교체 재입찰과 관련해서는 "지난달 24일 이사회의 결정이 유효하기 때문에 예정된 절차대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다음주 중으로 감사위원회가 열리고 후속 이사회가 개최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아직 일정을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이미 지난해 10월 경영협의회를 통해 전산시스템을 IBM메인프레임에서 유닉스 기반 시스템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한 사항에 대해 IBM측의 사적 이메일을 받고 이의를 제기한 국민은행 경영진의 행동에 의문을 제기한다.

국민은행은 전산시스템 교체와 관련, 그동안 국민은행의 전산을 담당하고 있던 IBM측에 우선협상권을 주면서 가격협상이나 다른 관련 서비스 제공 여부에 대한 협상을 지속적으로 벌여왔다. 하지만 IBM측은 국민은행과의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고 국민은행 측의 요구사항, 요구조건 등을 맞추지 않는 등 비협조적인 태도로 일관해왔다.

그러다가 국민은행 경영협의회에서 국민은행의 전산시스템을 IBM메인프레임에서 유닉스 기반 시스템으로 전환한다는 결정을 내리자 IBM메인프레임의 가격을 유닉스 시스템 수준까지 낮출 수 있다는 식으로 다시 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IBM메인프레임은 IBM측에서만 독점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전산시스템이지만 유닉스 기반 시스템은 경쟁업체가 많아 국민은행으로서는 IBM메인프레임을 고집하고 있을만한 이유가 없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IBM측에서 사적인 메일은 국민은행 경영진에게 보냈다는 것 자체가 깨끗하지 못한 일"이라면서 "글로벌 기업이 공문형태가 아닌 사적인 메일을 경영진에게 보냈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국민은행 이사회가 이건호 행장과 정 감사위원의 전산시스템 전환 재검토를 받아 들이지 않은 것도 당연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국민은행 이사회는 지난달 전산시스템을 IBM 메인프레임에서 유닉스 기반 시스템으로 전환한다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에 이건호 행장과 정병기 감사위원은 이사회 결정에 문제가 있다는 내용의 감사보고서를 작성했지만 사외이사들로 구성된 감사위원회, 그리고 이사회까지 해당 보고서 채택을 거절하면서 '집안싸움'으로 번지는 형국이 됐다.

이에 국민은행은 금융감독원에 특별검사까지 요청, 검사가 진행 중이며 전산시스템 교체 결정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검토 중이다.

목용재 기자 (morkk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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