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발탄 혼다’ 잔칫집 일본 대표팀 유일한 우환
일본, 키프로스와의 월드컵 출정식서 고작 1골
포지션 애매해진 혼다 부진이 가장 큰 구멍 떠올라
일본 대표팀의 에이스 혼다 케이스케(28·AC 밀란)가 월드컵을 앞두고 계륵으로 전락하는 모양새다.
알베르토 자케로니 감독이 이끄는 일본 축구 대표팀은 27일 사이타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키프로스와 평가전에서 1-0 승리했다. 이날 일본은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열린 마지막 홈경기이자 출정식이기 때문에 상대 역시 FIFA 랭킹 130위의 약체 키프로스를 골라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리려 했다. 하지만 경기 내내 답답한 흐름만 이어졌고 전반 43분 수비수 우치다 아스토(샬케04)의 선제 결승골만이 사이타마 아레나를 들끓게 했다.
경기 후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된 선수는 역시나 혼다였다. 자신의 주 포지션인 공격형 미드필더에 배치된 혼다는 전, 후반 90분을 풀타임으로 소화했지만 공격 포인트는커녕 이렇다 할 위협적인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해 실망을 안겼다. 실제로 프리킥은 날카롭지 못했고, 4개의 슈팅 모두 골대를 외면하고 말았다.
자신도 만족스럽지 못했는지 믹스트존에서 취재진들의 질문을 받자 “미국에서(보여주겠다)”라는 짧은 말만 남기고 라커룸으로 향했다. 일본 대표팀은 오는 29일 미국으로 이동해 월드컵 시차 적응에 나선다.
무엇보다 언론과 친밀감을 유지했던 혼다이기에 그의 이런 냉담한 반응은 일본 현지에서도 충격으로 다가오는 모양새다. 실제로 혼다가 일본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취재에 응하지 않은 적은 2012년 11월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오만전 이후 처음이다.
자케로니 감독도 기자회견에서 혼다에 대해 많은 시간을 할애 했다. 그는 “혼다를 선수 본인이 선호하는 원톱 바로 아래 배치했지만, 그 포지션은 많은 플레이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자리”라며 부진한 경기 내용에 대해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어 혼다를 풀타임으로 기용한 이유에 대해서는 “소속팀에서 기회를 얻지 못해 경기감각이 떨어져있었다. 가가와 신지도 그렇고 일단 실전 경기를 치르는 것이 중요하다”며 “혼다의 공격형 미드필더 기용은 긴 안목으로 보지 않으면 곤란하다”며 월드컵까지 제 포지션에 적응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지난 1월 AC 밀란으로 이적한 혼다는 기존 공격형 미드필더에서 오른쪽 날개로 이동하는 변신을 꾀했다. 하지만 포지션 적응은 물론 팀 전술에 녹아들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고 이탈리아 현지는 물론 일본 내에서도 기량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강한 비판을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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