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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과 방패' 정몽준-박원순 선거유세 달라도 너무...


입력 2014.05.28 20:39 수정 2014.05.29 00:14        남궁민관 기자/문대현 기자

'창' 정몽준 불리한 출발 극복 위해 '공격적'

'방패' 박원순 불필요한 맞대결 피하고 "조용히"

6.4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22일 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가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을 찾아 시민들과 함께 손을 들어올리며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22일 6.4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전국에서 일제히 시작된 가운데 박원순 새정치민주연합 서울시장 후보가 서울 강남구 선릉역 인근 거리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며 인사를 하던중 시민들과 함께 파이팅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6·4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직을 놓고 맞대결을 펼치고 있는 정몽준 새누리당 후보와 박원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의 선거 운동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28일 현재 최종 투표까지 일주일 정도의 짧은 시간이 남아있는 만큼 두 후보는 자신에게 유리한 선거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정 후보는 공격적인 선거전략으로 '창'에 비유되는 반면 박 후보는 이에 맞서 방어적인 '방패' 전략을 취하고 있는 모양새다.

얼어붙은 표심… 정몽준 '창'으로 불지핀다

먼저 정 후보는 세월호 참사 여파와 함께 직계 가족들의 부적절한 언행으로 선거 초반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세월호 참사 이후 지방선거에 대한 시민들의 열기가 가라앉은 상황에서 사고의 책임이 여당쪽으로 몰리면서 정 후보의 부담 역시 커졌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상대 후보는 현역 서울 시장이라는 점 역시 정 후보가 넘어야 할 산으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정 후보는 이번 선거 운동 기간 동안 토론회를 비롯해 거리 유세에서도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차가워진 시민들의 선거 열기에 불을 지피는 동시에 박 후보의 이전 서울 시정에 대한 잘못을 꼬집는 데에도 효과적이라고 판단한 셈이다.

지난 27일 서울 성동구 마장동 축산물시장과 동대문구 경동시장 사거리에서 펼쳐진 정 후보의 거리 유세에서도 이 같은 공격적인 선거 전략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이날 저녁 6시 서울 마장동 축산물 시장은 빨간 옷을 입은 정 후보의 지지자들 40~50여명이 몰리며 평소보다 더욱 북적였다. 6시 20분경 정 후보가 시장입구에 들어서자 이들은 정 후보의 이름을 연호하며 순식간에 시장 상인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시장에 들어선 정 후보는 일일히 시장 상인들과 악수를 하며 자신의 지지를 호소하고 나섰다. 유세 도중 정 후보는 예정된 경로가 아닌 2층 식당까지 직접 뛰어 올라가 선거 유세를 펼치기도 해 수행원들을 당황하게 만들기도 했다. 그만큼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모습이었다.

정 후보는 저녁 7시 경동시장 사거리에서 진행된 연설대담에서 더욱 공격적인 선거 유세를 펼쳤다. 이날 자리에는 당내 경선에서 맞붙었던 김황식 전 총리, 이혜훈 전 최고위원 등이 함께 참가해 선거를 돕기도 했다.

방태원 새누리당 동대문구청장 후보 유세차량에 오른 정 후보는 박 후보에게 '지하철 공기질 문제'를 비롯해 '농약 급식', '부인 출국설' 등에 대한 질문 공세를 이어갔다. 이어 "시장이 되면 외국인 투자를 많이 유치하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불필요한 공방엔 '방패'… 박원순 "조용히 가자"

반면 이에 맞서는 박 후보 측 주요 선거전략은 '작고 조용한 선거'다. 박 후보는 기존 서울 시정을 통해 얻은 인지도를 비롯해 세월호 참사 이후 새정치민주연합으로 기운 표심을 두고 구태여 무리한 난타전을 펼칠 이유가 없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이 같은 선거전략에 따라 박 후보는 토론회에서 정 후보의 쏟아지는 공세에 주로 '방패'를 꺼내드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거리 유세의 풍경 역시 정 후보와 확연히 다른 조용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현재 박 캠프는 '원순씨의 배낭'이라는 이름으로 현재 거리 유세를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 박 후보 몇 명의 최소화된 수행원들과 함께 배낭 하나를 메고 현장을 누비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조용한 선거의 콘셉트에 맞춰 확성기나 유세차량을 이용하거나 대중을 동원하는 방식의 집회 역시 없앴다.

또 최대한 많은 시민들을 만나 지지를 호소하는 정 후보와 달리 박 후보는 거리에서 만난 몇몇의 시민들과 상대적으로 긴 대화를 나누며 지지를 호소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지난 23일 박 후보가 경동시장을 찾았을 때에도 이 같은 선거운동의 전략이 명확히 드러났다. 인력 동원 없이 수행원들과 함게 시장을 찾은 박 후보는 배낭을 멘채 찬찬히 시장을 걸으며 몇몇 시민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거나 악수를 나누는 방식으로 거리 유세를 진행했다.

특히 함께 동행한 유덕열 새정치민주연합 동대문구청장 후보가 박 후보를 연이어 큰 소리로 소개하자 "선거운동은 조용히 해야죠. 장사하시는 분들에게 민폐끼치면 안된다"며 자제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종석 박 후보 캠프 총괄팀장은 "박 후보는 '과거선거에 낡은 관행과 이번에 결별 하시겠다'라며 유세차를 포기했다"며 "'대중동원방식의 집회도 안하겠다'라고 선언해서 유세차뿐만 아니라 선거하면 떠오르는 가장 일반적인 대중 집회가 사라졌다"고 말했다.

"구태의연하다" vs "구색 맞추기 아냐?" 부작용도

두 후보의 선거전략이 이같이 다르게 펼쳐지고 있는만큼 시민들의 반응도 각각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상황에 맞춘 전략인 만큼 효과적인 방법인 반면 여러 부작용에 대한 반응도 함께 나오고 있다.

먼저 정 후보의 선거전략은 시민들의 눈길을 끌고 선거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데에 좋은 효과가 있는 반면 "구태의연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대중을 동원하고 확성기를 통해 목소리를 높이는 등 과거 선거 유세와 비슷한 방식을 취하고 있어 구시대적인 선거 운동이라는 것이다.

또 공격적인 질문 공세에 대해서도 박 후보 측을 비롯해 일부 시민들에게 네거티브 방식 아니냐는 지적도 연이어 나오고 있는 상태다.

정 후보의 거리 유세 직후 마장동 축산물시장 음식점에서 만난 한 시민은 "아직도 이런 선거유세를 하는게 신기하다"며 "이렇게 선거 운동을 한다고 시민들의 마음이 바뀌진 않을 것 같다"며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박 후보의 '조용한 선거'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새로운 선거방식을 도입해 시민들과 소통한다는 점에서 좋은 시도라는 반응이 나오는 반면 예전 선거운동과 별반 다를 것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중 동원과 확성기 사용은 하고 있지 않지만 결코 조용하지 않은 선거라는 것이다.

박 후보가 경동시장에서 거리 유세를 진행할 당시에도 시 의원 후보와 구 의원 후보, 그리고 기자들과 수행원들과 시민 지지자들이 얽히면서 일대가 크게 혼잡해졌다. 이에 한 시민은 "하필 장사 피크 때 와서 이러냐"며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앞에서는 '조용한 선거'를 내세우며 논란은 피하면서 결국은 예전 방식과 전혀 다를 바 없는 '구색 맞추기'에 불과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한다.

남궁민관 기자 (kunggij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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