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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때문에 강남도 좌파? 그래도 강남인데 뚜껑열면...


입력 2014.05.31 10:14 수정 2014.06.01 10:40        남궁민관 기자

세월호 참사 이후 새누리 표밭 강남서 지지율 하락

담화후 회복세 침묵했던 보수세력 결집여부 촉각

22일 6.4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전국에서 일제히 시작된 가운데 거리에 서울시장을 두고 격돌하는 정몽준 새누리당 후보와 박원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의 선거벽보가 붙여져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서울 강남의 표심이 돌아선걸까. 세월호 참사 이후 돌아선 강남의 표심이 6·4지방선거를 코앞에 두고 여전히 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에게 마음을 닫고 있다.

투표까지 6일 남은 지난 29일부터는 지방선거에 관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표할 수 없다. 때문에 이날 여러 언론사들과 여론조사 기관들이 일제히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구체적인 지표는 각기 달랐지만 세월호 이후 변화한 강남의 표심은 동일하게 드러났다.

먼저 서울신문이 의뢰하고 에이스리서치가 지난 25~26일 조사한 여론조사에서 전체 지지율은 정 후보 32.7%, 박원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 45.5%를 보였다. 새누리당의 대표 표밭인 서초구, 강남구, 송파구, 강동구 등 강남동부 지역은 정 후보 41.3%, 박 후보 41.1%로 나타났다.

매일경제가 의뢰하고 메트릭스코퍼레이션이 지난 23~25일 조사한 전체 지지율은 정 후보 31.2%, 박 후보 50.6%를 나타냈으며 강남동부 지역에서는 정 후보 42.2%, 박 후보 42.7%로 접전을 벌이고 있다.

또 CBS가 포커스컴퍼니에 의뢰해 지난 24~26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전체 지지율에서 정 후보는 29.0%, 박 후보는 39.0%를 나타냈다. 강남동부 지역에서는 마찬가지로 정 후보 34.0%, 박 후보 34.0%로 동일한 지지율을 보였다.

이 같은 여론조사 결과는 비록 두 후보가 강남동부 지역에서 비슷한 지지율을 보이고 있지만 정 후보에게는 실망스러운 결과일 수밖에 없다. 이 지역은 전통적으로 새누리당 강세 지역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010년 6·2지방선거 당시 서울시장직을 놓고 맞붙었던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한명숙 전 총리의 대결에서도 이 지역이 오 전 시장의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했다.

당시 오 전 시장은 47.4%의 지지를 얻으며 46.8%를 차지한 한 전 총리를 0.6%포인트 차이로 간신히 누르고 시장에 단선된 바 있다. 이때 강남3구로 불리는 강남구, 송파구, 서초구는 접전을 펼쳤던 전체 지지율과 달리 오 전 시장에 50%대, 한 전 총리에 30% 중후반대의 지지를 보였다.

또 지난 2011년 10월 26일 보궐선거에서도 박 후보가 서울 전 지역에서 우세를 보이며 서울 시장에 당선됐지만 유일하게 강남동부 지역에서 당시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에게 열세를 보이기도 했다.

박 후보는 53.3%의 지지를 보이며 46.3%를 차지한 나 후보에게 승리했지만 강남동부 지역에서는 45.8%로 나 후보의 53.7%에 크게 못미쳤다.

이 같은 전례를 살펴봤을 때 현재 두 후보가 강남동부지역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다는 점은 정 후보에게 불안 요소가 될 수 밖에 없다. 기존 굳건했던 지지세력을 놓치고 있다는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세월호 참사… 강남 표심도 움직였다?

이같이 강남이 새누리당에게서 돌아선 결정적인 이유는 세월호 참사 영향이 컸다.

JTBC가 현대리서치, 아이디인큐(오픈서베이), 트리움연구소에 의뢰해 지난달 9~12일, 이달 9~12일, 22~23일 등 3차례에 걸쳐 진행한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세월호 참사의 전후로 강남의 표심이 급격히 변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먼저 세월호 참사 직전에 실시된 첫번째 조사에서 전체지지율은 정 후보 34.9%, 박 후보 40.0%를 보였다. 이와 달리 강남동부지역은 정 후보 42.2%, 박 후보 34.9%로 확실히 새누리당이 우세를 보였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 이후 강남동부지역의 표심이 급변하기 시작했다. 이번달 초에 진행된 여론조사에서는 전체지지율이 정 후보는 30.5%로 하락했으며 박 후보는 45.8%로 오르기 시작했다. 강남동부지역 역시 정 후보는 27.0% 급락했고 박 후보는 오히려 44.7%로 크게 올랐다.

가장 최근에 진행된 조사에도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 상태다. 전체지지율에서 정 후보는 28.4%를 보였으며 박 후보는 47.5%로 점차 격차를 넓혀가고 있다. 강남동부지역에서는 정 후보 28.7%, 박 후보 44.4%를 보이며 여전한 격차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이번 JTBC의 여론조사는 서울신문, 매일경제, CBS가 조사한 여론조사에서 강남동부지역에서 그나마 접전을 보였던 것과 달리 정 후보가 열세인 것으로 나타나 변화한 표심을 더욱 여실히 나타내기도 했다.

또 이 같은 강남동부지역의 변화는 다른 3지역인 강남서부(양천, 강서, 구로, 금천, 영등포, 동작, 관악구), 강북동부(성동, 광진, 동대문, 중랑, 성북, 강북, 도봉, 노원구), 강북서부(종로, 중, 용산, 은평, 서대문, 마포구) 등이 세월호 참사 전후 비슷한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점과도 확연히 다르다.

이들 세 지역은 세월호 참사 전후 정 후보에게는 30%대 초반, 박 후보에게는 40%중반대의 일정한 지지를 보이고 있는 상태다.

숨은 표심에 "그래도 모른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에서도 두 후보 측은 모두 "아직 모른다"라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여론조사를 통해 드러난 지지율과 달리 숨겨진 표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세월호의 여파로 인해 초반 야권 지지층의 결집이 빠르게 이루어진 반면 여권 지지층은 정부책임론 등의 여론으로 결집이 상대적으로 뒤늦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투표날까지 일주일여의 시간동안 여권 지지층이 얼마만큼 결집하느냐가 승패의 관건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리얼미터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새누리당의 지지율은 지난달 마지막 주 43.5%에서 이번달 셋째주 42.2%로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의 지지율은 23.9%에서 30.4%로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추세는 반대로 여권 지지층의 향후 추가 결집의 여지가 높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세월호 참사 여파로 여권 지지층들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가 투표 당일 정 후보 측에 지지 표를 던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무당파의 비중은 투표가 다가오면서 다소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판세를 뒤집기에는 충분한 비중이다. 리얼미터에 따르면 이달 초 무당파는 31.1%에 달했으며 셋째주까지 21.4%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투표 당일 이들 무당파들의 표심이 어디로 향하는지가 관건인 셈이다.

두 후보의 캠프 역시 이 같은 상황을 잘 인지하고 있다.

정 후보 측 관계자는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하고 기존 새누리당 지지층이 결집하면 막판 뒤집기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후보 측 관계자 역시 "지금 여론조사에 따르면 지지율이 제법 큰 차이로 벌어져 있지만 결과적으로 2~3% 수준의 차이로 결판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끝까지 치열한 접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남궁민관 기자 (kunggij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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