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국정원 폭로' 권은희 광주 출마에 새정연 속앓이?


입력 2014.06.28 10:01 수정 2014.06.28 10:03        이슬기 기자

20일 사표 제출하고 다음달 1일 기자회견 할 듯

새정연 "권은희 카드 벌써 써먹으면 어떻게 하나"

권은희 서울송파경찰서 수사과장이 지난 2월7일 오전 서울 송파구 가락동 송파경찰서에서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의 무죄 선고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7.30 재·보궐 선거를 한 달여 앞둔 가운데, 지난 대선 당시 ‘국정원 댓글 사건’ 관련 윗선의 외압을 폭로한 권은희 서울 송파경찰서 수사과장의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지난 25일 권 과장을 재보선 후보로 추대하기 위한 모임인 ‘권은희와 함께하는 시민행동’은 창립총회를 열고 “공정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위해 권은희는 반드시 대한민국 국회에 들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해당 모임에서는 고 리영희 교수의 부인인 윤영자 여사와 백무현 전 서울신문 화백을 비롯해 현직 대학 교수와 노조 지부장, 전직 국회의원 외에도 각계의 시민사회 인사들이 “권은희 과장을 국회로 보내자”는 데 입을 모았다.

앞서 권 과장은 지난 20일 관악경찰서에 사직서를 제출, 지난해 한 학기 만에 휴학계를 냈던 연세대 대학원 법학과 박사과정에 복학할 계획을 알렸다. 그는 “갑자기 결정을 내린 건 아니고 항소심 재판 증인으로 출석한 뒤 주변 사람들과 계속 의논을 해왔다”면서 “사직서가 수리될 때까지 집에서 쉴 계획”이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다만, 권 과장은 출마 여부를 비롯한 자신의 거취에 대해서는 어떠한 입장도 밝히지 않은 상황이며, 사표가 수리되는 다음달 1일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 일찍부터 정치권에서는 권 과장이 기자회견 당일 재·보궐 선거 출마 의사를 밝히고 ‘광주 광산을’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라는 설이 공공연히 제기된다.

특히 새정치민주연합의 경우, 지난해 4월 문희상 당시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광주 출신인 권 과장을 '광주의 딸'로 지칭했다가 논란이 거셌던 만큼, 권 과장의 출마를 원치 않는 분위기다. 출마로 인해 권 과장의 폭로가 진정성을 잃게 되고 결국 ‘선거를 위해 국정원 댓글사건을 이슈화 했다’는 여당의 공세를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당내 한 핵심 관계자는 “권은희 출마론은 지도부 중 한 사람의 작품일 것”이라며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의 상징인 권은희를 벌써 써먹으면 어떻게 하느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지금이 아니라 2년 후 총선 때 비례대표 자리를 주면 우리당에 파급력이 있을 것이고, 또는 2017년 대선 때 권은희 카드를 쓰면 '선거 중립' 이슈를 움켜쥘 수 있다”면서 “문희상 의원이 '광주의 딸'이라고 실수하더니, 이번에 나오면 진짜 '광주만의 딸'이 돼버린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권 과장의 사표 제출 시기를 지적하며 “본인은 부인하고 있지만, 시점이 너무 절묘하다. 왜 하필 이 타이밍인가”라고 꼬집었다.

현재 새정치연합의 후보 공모 마감은 27일 오후 6시까지다. 권 과장이 입장을 밝히겠다는 다음달 1일은 당의 공모절차가 이미 끝난 시점이다.

이에 대해 해당 관계자는 전략공천 가능성을 언급하며 “이런 상황에서 시민사회 후보로 추대되면, 우리당 후보가 절대적으로 불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즉, 이번 선거구도 자체가 ‘권은희 대 비권은희’의 싸움이 되어버린다는 것이다.

그는 그러면서 “권은희 때문에 당내에서 긴장하는 사람이 여럿 있다”고 귀띔했다.

일단 지도부에서는 당내 후보들만 따져도 구조 정리가 쉽지 않은데다 권 과장이 출마할 경우 셈법이 더 복잡해져 골머리를 썩여야 하는 만큼, 권은희 출마설에는 선을 긋는 모습이다.

당직을 맡은 한 의원실 관계자에 따르면, 권은희 출마설이 부각된 후 김한길 대표가 일부 당직자들에게 ‘지도부에서는 출마를 권유한 적도 없고, 그럴 생각도 없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박범계 원내대변인도 “이야기 되는 바가 없다”면서 “시민사회 쪽에서 회자되는지 몰라도 당내에는 (그럴 계획이) 전혀 없다”고 단번에 잘라 말했다.

한편 새정치연합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재보궐 선거 경선방식 및 공천일정을 공개했다.

주승용 사무총장은 이 자리에서 “서류심사와 면접을 마치고 나서도 ‘이 후보로는 경쟁력이 없다’는 판단이 들 경우, 당연히 새로운 인물을 영입할 것”이라며 “이번 선거가 휴가철이자 가장 더운 때에 치러지기 때문에 투표율이 아주 낮을 수밖에 없고, 그러면 야당에게는 결코 좋은 여건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주 사무총장은 아울러 향후 일정과 관련해 “27일 오후 7시에 공천관리위원회 2차회의를 소집해서 내일부터 시작되는 서류심사와 면접을 준비할 것”이라며 “28일 아침 10시에 3차 회의를 열고 오후 2시부터 면접을 시행한다. 면접은 영호남 지역부터 먼저 해서 일요일까지 마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슬기 기자 (wisdom@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이슬기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