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쉬 벨의 퇴출은 외국인선수 농사에 안이하게 대처한 LG 구단의 불필요한 시행착오다. ⓒ 연합뉴스
LG트윈스 외국인타자 조쉬 벨(28)도 퇴출의 칼날을 피하지 못했다.
LG는 2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벨의 웨이버 공시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올 시즌 프로야구 외국인 선수 퇴출은 브랜든 나이트(넥센 히어로즈), 케일럽 클레이(한화 이글스), 조조 레이예스(SK 와이번스)에 이어 네 번째며 타자들 중에는 처음이다.
최근 프로야구에 불고 있는 ‘타고투저’ 바람을 감안했을 때, 전력의 한 축을 담당하는 외국인 타자를 퇴출하는 것은 LG로서도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벨이 LG 유니폼을 입고 올린 성적은 타율 0.267에 10홈런 39타점이다. 팀 내에서 유일하게 두 자릿수 홈런을 올린 타자였다.
사실 벨은 올 시즌 외국인 타자 중 가장 먼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다른 팀의 메이저리그 출신 선수들에 비해 경력 면에서 저평가 받았지만 4월까지 홈런 8개를 몰아치는 깜짝 활약으로 일약 ‘흙속의 진주’라는 평가를 받았다. 안정된 3루 수비 역시 수준급이었다.
하지만 5월을 기점으로 벨의 약점이 서서히 드러나며 부진에 빠졌다. 변화구 대처능력이 너무 떨어졌다. 국내 투수의 체인지업과 직구를 제대로 구분하지 못할 정도였다. 한국의 무더위에 적응하지 못해 일찌감치 체력이 떨어졌다.
양상문 감독은 결국 지난달 26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2군에서 변화구 대처 능력을 키우라고 전달했지만 컨디션 회복을 단기간에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었고 LG는 고심 끝에 결국 퇴출로 가닥을 잡았다. LG는 최대한 빨리 대체 외국인 선수를 물색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일단 벨의 빈자리를 김용의가 3루수로 기용될 것이 유력하다.
어느 정도 예고된 재앙이다. 조쉬 벨 영입 실패의 책임을 지고 있는 것은 바로 LG 구단이다. 지난 겨울, 다른 팀에서는 굵직굵직한 외국인 선수들이 합류하는 동안에도 LG는 영입 자체가 지지부진했다. 뒤늦게야 벨을 낙점하지만 미국에서도 통산성적 면에서 이렇다 할 커리어를 보이지 못한 벨에게 기대를 걸었다는 것은 무리수였다.
더구나 벨의 영입이 급작스럽게 진행되면서 몸 상태도 충분히 만들어지지 않은 상황이었다. 변화구 약점이 노출되기 전부터 벨의 체력과 배트 스피드로는 여름을 넘기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다.
올 시즌 3년 만에 재등장한 외국인타자들은 대부분 출중한 기량을 뽐내며 명불허전을 증명하고 있다. 3할대 타율에 두 자릿수 홈런을 넘긴 타자들이 수두룩하다. 벨이 내세울 수 있는 것은 홈런뿐이었지만 그나마도 다른 외국인 선수들과 비교하면 명함을 내밀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홈런 외에는 모든 타격지표에서 국내 타자들보다도 수준이 떨어졌다.
전력 보강에서 막대한 비중을 차지했던 외국인선수 농사를 처음부터 안이하게 대처했던 LG 구단의 판단착오가 초래한 불필요했던 시행착오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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