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독일]네이마르 부상 이탈에 브라질 언론들은 '플랜B'를 준비하지 않은 스콜라리 감독을 질타하고 있다. ⓒ SBS
월드컵 정상을 향한 가장 중요한 고비를 앞두고 '차포'를 모두 잃었다.
12년만의 4강 진출에도 웃을 수 없는 '삼바군단' 브라질의 현주소다. 브라질은 지난 5일(한국시각) ‘2014 브라질월드컵 8강 콜롬비아전에서 2-1 승리하며 준결승에 올랐지만, 에이스 네이마르와 주장 티아구 실바를 잃었다.
공격의 핵 네이마르는 콜롬비아 수비수 후안 카밀로 수니가의 거친 파울에 허리 부상을 당해 잔여경기에 출전할 수 없게 됐다. 설상가상으로 수비의 중심이던 실바마저 불필요한 경고를 받아 준결승에 나설 수 없게 됐다. 하필 오는 9일 열리는 준결승 상대는 유럽의 거함 '전차군단' 독일이다. 이제껏 상대들이 한 수 아래로 꼽힌 팀이라면, 독일은 천하의 브라질도 100% 전력이 아닌 이상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대다.
독일은 2002 한일월드컵 결승 당시 주장이자 에이스 미하엘 발락이 준결승 한국전에서의 경고누적으로 결승전에 나서지 못해 브라질에 0-2로 패했던 아쉬움을 씻겠다는 각오다. 황금세대를 앞세운 독일의 전력이 12년 전보다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해진 반면, 브라질은 그때보다 약화된 전력에서 공수의 핵마저 모두 빠졌다.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우승을 노렸던 브라질로서는 그야말로 최대 위기가 아닐 수 없다.
그나마 중앙수비는 대안이 있다. 바이에른 뮌헨의 주전 센터백이기도 한 단테는 기존의 실바와 다비드 루이스 못지않게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수비수다. 분데스리가 출신으로 준결승 상대인 독일 선수들을 꿰고 있다는 것도 단테의 선발출격 가능성을 높인다. 하지만 루이스와는 손발을 맞춰본 경험이 많지 않다. 공격적이고 과감한 플레이를 즐기는 루이스의 뒷공간을 메우던 실바의 노련미와 리더십을 보여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더 큰 걱정거리는 네이마르 공백이다. 윌리안이나 베르나르드가 있다고 해도 사실상 네이마르만큼의 전술적 역할을 완벽하게 대체할 선수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뜩이나 부진에 빠진 프레드-조-헐크 등 네이마르를 제외한 기존 공격자원들이 난조에 빠진 데다 맹활약하던 네이마르를 잃은 스콜라리 감독의 고민은 클 수밖에 없다.
브라질 언론들은 벌써부터 네이마르 공백을 대비한 ‘플랜B’를 준비하지 않은 스콜라리 감독의 실수를 지적하고 있다. 스콜라리 감독은 이번 대회 최종엔트리에서 루카스 모우라, 호나우지뉴, 카카 등 유사시 네이마르의 대체자가 될 수 있는 베테랑들에게 눈길을 주지 않았다. 브라질이 준결승에서 독일의 벽을 넘지 못한다면 스콜라리 감독의 이런 선택은 어마어마한 후폭풍이 되어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
한편으로 네이마르와 실바의 공백이 브라질 선수들을 더욱 하나로 뭉치게 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브라질은 토너먼트 이후 칠레-콜롬비아 등을 상대로 어려운 경기를 거듭하면서 선수단 내부의 결속력은 더욱 강화되는 분위기다. "네이마르를 위해 승리를 바치겠다"며 전의를 불사르는 브라질 선수들의 투혼이 전차군단을 넘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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