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착각 “브라질도 못하는 축구하려 했다”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입력 2014.07.07 10:34  수정 2014.07.08 10:57

전 국가대표 수비수 툴리오, 대표팀 향해 직격탄

“스스로 알아서 하는 축구는 브라질도 어렵다”

일본 대표팀 문제점에 대해 쓴 소리를 날린 툴리오. ⓒ 연합뉴스

일본 국가대표팀에 몸담았던 중앙 수비수 다나카 마르쿠스 툴리오(33·나고야)가 브라질 월드컵 실패에 대해 직격탄을 날렸다.

툴리오는 지난 5일 사이타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야마다 노부히사 은퇴 경기에 참석해 “일본 축구는 지난 4년간 쓸데없이 정직했다”고 진단했다.

이어 “선수들은 ‘스스로 알아서 하는 축구’를 부르짖었지만 그것을 말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사실 몇 차례 우승을 차지한 브라질도 그러한 축구를 할 수 없다. 게다가 월드컵과 같은 큰 경기에서는 더욱 그렇다”고 강조했다.

브라질 출신의 일본계 3세인 툴리오는 185cm의 좋은 체격을 갖춘 중앙 수비수로 지난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좋은 활약을 펼쳐 일본의 16강행을 이끈 일등공신이다. 적지 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J리그 최고의 수비수로 평가받지만 이번 월드컵에서는 자케로니 감독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툴리오의 지적은 현재 일본 축구 최대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조직력 붕괴와 궤를 함께 한다. 일본은 이번 월드컵에서 1무 2패라는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대회 전 자케로니 감독의 “4강을 목표로 한다”라고 발언은 그야말로 허언이었던 것.

특히 수비에서의 허점이 심각했다. 실제로 일본은 공중볼을 처리할 장신 수비수가 턱없이 부족했고, 측면의 풀백 자원들에게 너무 많은 공격 임무를 부여했다. 이는 월드컵이 열리기 전부터 일본의 약점으로 지적되던 부분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케로니 감독은 자신의 고집을 꺾지 않았다. J리그에는 ‘철벽’으로 일컬어지는 산프레체 히로시마의 쓰리백 자원들이 있었지만 자케로니 감독은 철저하게 외면했다.

사실 자케로니 감독의 최대 패착은 일본의 공격력을 너무 높게 평가했다는 점이다. 일본은 지난해 벨기에, 네덜란드와의 평가전(1승 1무)에서 세계적 수준의 공격을 선보였다. 패스는 정확했고, 문전까지 가는 과정은 그야말로 ‘탈 아시아’급이라 해도 손색이 없었다.

하지만 패스플레이의 핵심이 되어주어야 할 가가와 신지의 부진, 최전방 공격수의 미미한 존재감까지는 예상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1골을 먹더라도 2골을 넣으면 된다는 섣부른 판단이 결국 수비수들의 집단 붕괴로 이어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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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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