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물거품 된 네이마르 꿈, 그리고 무모한 상상


입력 2014.07.08 10:53 수정 2014.07.08 21:32        데일리안 스포츠 = 임재훈 객원칼럼니스트

결승전 강행 의지에 브라질 축구협회 "기적 없다" 못 박아

스콜라리 감독 다양한 방법 고민할 수도..독일전 승리가 대전제

네이마르는 부상으로 '2014 브라질월드컵' 잔여경기에 출전할 수 없게 됐다. ⓒ 연합뉴스

‘조국’서 개최된 월드컵에서 진통제를 맞고라도 결승전에 출전하겠다는 네이마르의 불꽃 같은 열정은 끝내 실현될 수 없게 됐다.

8일(한국시각) 브리질 언론에 따르면, 브라질축구협회는 “네이마르가 출전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는 근거 없는 낭설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브라질대표팀 의무팀장 주제 루이스 훙코는 "국민들에게 불필요한 환상과 기대를 줘서는 안 된다"고 못을 박았다.

지난 5일 콜롬비아와의 '2014 브라질월드컵' 8강전에 선발 출전한 네이마르는 후반 43분경 자신을 수비하던 콜롬비아 수비수 후안 수니가 무릎에 허리를 찍히면서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끝내 일어나지 못해 들것에 실려 후송된 네이마르는 검사 결과 척추 골절로 최대 전치 6주 판정을 받았다.

이후 네이마르는 6일 브라질축구협회를 통해 밝힌 공식입장에서 "월드컵 결승에서 뛰고 싶었던 나의 꿈이 도둑맞았다"고 안타까운 심경을 토로했다. 이어 "브라질에는 아직 2경기가 남아있다”며 “동료들이 대회 챔피언이라는 내 꿈을 대신해 이뤄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네이마르는 얼마 후 현지언론을 통해 “결승전이라는 무대는 위험을 감수할만한 가치가 있다”며 브라질이 결승에 오를 경우 진통제를 맞고라도 뛰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알려져 전 세계 축구팬들을 놀라게 했다.

한편으로는 이제 22세에 불과한 ‘앞길이 구만리 같은’ 네이마르가 선수생명 전체를 걸어야 할지도 모를 도박을 감행하려는 배경에 대해 궁금증을 나타내기도 했다. 네이마르가 이처럼 월드컵 결승전 출전에 집착에 가까운 의지를 드러내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브라질이 안방에서 열린 이번 월드컵에서 4강에 오른 것을 포함 월드컵에서 4강에 오른 것은 역대 11차례다. 하지만 가장 최근 4강에 올랐던 것은 12년 전인 2002 한일월드컵. 당시 브라질은 호나우두를 앞세워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2006 독일월드컵,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브라질은 잇따라 4강 진출에 실패하면서 자존심을 구겼다. 하지만 모두 브라질의 부진 탓만은 아니었다. 그만큼 세계 축구가 평준화 됐고, 월드컵 무대이기 때문에 가능한 예상치 못한 돌발변수들이 나타나면서 브라질로서도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놓이기도 했다.

이런 와중에 브라질월드컵은 개최가 됐고, 조국의 축구팬들의 큰 기대 속에 출전한 월드컵 무대에서 네이마르는 조별리그와 16강전, 8강전을 치르면서 총 4골을 터뜨리는 등 팀의 에이스로서 팬들의 기대에 100% 부응하면서 팀을 4강까지 올려놓았다.

브라질이 독일을 꺾고 결승에 오른다면 결국 브라질의 우승 가능성은 한층 더 높아질 수 있지만 한편으로 보면 세계 축구의 전력 평준화, 이후 다른 대륙을 돌며 월드컵을 치러야 하는 상황 등을 종합해 보면 언제 다시 브라질이 월드컵 결승에 오를 수 있을지 기약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네이마르가 현역 선수생활을 마칠 때까지 브라질에서 다시 월드컵이 개최될 가능성은 ‘제로(0)’에 가깝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네이마르의 결승전 출전에 대한 집착은 한편으로 수긍이 된다.

브라질은 일단 ‘전차군단’ 독일이라는 벽을 넘는 것 자체가 버거워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독일이 별다른 부상 선수나 전력공백 없이 브라질과의 4강전을 치를 수 있는 상황인데 반해 브라질은 네이마르 뿐만 아니라 주장인 티아구 실바도 콜롬비아와의 8강전에서 쓸데없는 행동으로 경고 누적, 독일과의 4강전에 나올 수 없는 상황이다.

브라질이 악조건을 극복하고 끝내 결승에 오른다면 브라질의 스콜라리 감독은 네이마르에게 진통제 주사라도 맞혀서 벤치에 앉아 있을 수 있도록 할 가능성은 있다. 좀 더 무리를 해 본다면 출전 선수 엔트리 가운데 한 명을 포기하면서 네이마르를 출전 선수 엔트리에 올려놓을 수도 있다.

그리고 브라질이 결승전에서 종료 직전 우승을 확신할 수 있는 상황에 있게 된다면 스콜라리 감독이 네이마르를 교체 투입해 그라운드에 세워두고 브라질의 우승을 알리는 주심의 종료 휘슬 소리를 듣도록 하는 장면도 상상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모든 상상과 가정은 일단 브라질이 4강서 독일을 잡아야 꿈이라도 꿔 볼 수 있는 것들이다.

임재훈 기자
기사 모아 보기 >
0
0
임재훈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