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은 9일(이하 한국시각) 코메리카 파크에서 열린 ‘2014 메이저리그’ 디트로이트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2.1이닝 10피안타 7실점으로 부진, 시즌 10승 달성에 실패했다.
72개의 투구 수 중 스트라이크는 43개로 제구력이 크게 나쁘지 않았지만 전체적으로 볼에 힘이 떨어져 디트로이트의 강타선을 이겨내지 못했다. 이날 경기에서의 부진으로 류현진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3.65로 껑충 뛰었다.
주심의 들쭉날쭉한 스트라이크 존을 비롯해 2회초 비디오 판독에 의한 판정 번복이 결정적으로 악영향을 미친 경기였다.
이날 류현진은 좌우 코너워크를 활용한 피칭으로 디트로이트 타자들을 상대했다. 출발은 좋았다. 1회말 첫 타자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미겔 카브레라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등 후속 타자들을 깔끔하게 막아 이닝을 마쳤다.
변수는 2회 선두 타자 토리 헌터의 판정 번복에서 발생했다. 헌터는 담장을 때리는 장타를 터뜨린 뒤 2루까지 뛰었지만 야시엘 푸이그의 총알송구로 아웃처리됐다. 하지만 비디오 판독 결과 세이프로 번복, 그러면서 류현진의 투구 리듬에도 안 좋은 영향을 끼쳤다.
이후 류현진은 스트라이크 판정에서도 유리함을 얻지 못했다. 이날 주심의 일관되지 못한 스트라이크 존에 다저스 배터리는 흔들리기 시작했고, 연속안타로 대거 5실점하고 말았다. 급기야 3회에는 현저히 떨어진 구위와 제구력으로 주자 2명을 남긴 채 강판됐고, 후속 투수 제이미 라이트가 막아내지 못하며 류현진의 실점을 7점으로 불어났다.
한 시즌을 치르다 보면 부진한 날도 있기 마련이다. 특히 류현진은 어떤 상황에서든 꾸준히 안정적인 투구를 펼치는 투수다. 즉, 이날의 투구 내용은 일시적인 부진으로 해석해도 큰 무리가 없다는 뜻이다. 실제로 류현진은 대량 실점한 뒤 다음 등판에서 보란 듯이 승리를 따내곤 했다.
그러나 이날 경기가 갖는 상징성을 감안하면 너무도 아쉬운 결과가 아닐 수 없다.
먼저 다저스와 디트로이트의 인터리그 맞대결은 ‘미리 보는 월드시리즈’라 불릴 정도로 큰 주목을 받았던 경기다. 그리고 류현진이 2연전의 선봉으로 나서 기선을 제압할 필요가 있었다.
또한 선발 맞대결을 펼친 투수가 저스틴 벌랜더라는 점에서 자신의 이름값을 크게 높일 수 있었던 류현진이다. 벌랜더는 2011년 MVP와 사이영상을 독식한 메이저리그 최고 투수 가운데 하나다. 비록 최근 부진하지만 벌랜더를 꺾었다면 자신감이 크게 상승했을 수 있다
여기에 올스타전 제외의 아쉬움을 지울 수 있었던 경기라는 의미도 있다. 앞서 류현진은 선수 투표 및 감독 추천으로 진행된 투수 부문 올스타 선정에서 외면받고 말았다. 물론 팀 내 1~2선발인 클레이튼 커쇼와 잭 그레인키가 선발돼 형평성 문제가 있었지만 성적만 놓고 보면 류현진은 충분한 올스타감이었다. 이에 미국 현지에서도 류현진의 제외에 대해 의문부호를 나타낸 바 있다.
전반기 10승을 목표로 하고 있는 류현진은 아직 한 차례 더 기회가 남아있다. 오는 14일 샌디에이고와의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 등판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체력저하에 대한 시선을 받고 있는 가운데 류현진이 유종의 미로 올스타 브레이크를 맞이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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