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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성중인 세월호 유가족에 재보선 결과 물어보니...


입력 2014.08.03 09:53 수정 2014.08.03 09:55        문대현 기자

"우리 관심은 특별법 통과일뿐 야당 참패는 지역민 민심 잃은 탓"

지난 7월 22일 오후 국회 본청 앞에서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 대행진 계획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이날 세월호 가족대책위는 23일 안산합동분향소에서 출발해 24일 서울시청 앞 광장 합동분향소와 광화문 광장에 도착하는 100리 행진 계획을 밝혔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7.30 재보궐선거가 새누리당의 압승으로 막을 내린 가운데 국회 본관에서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위해 단식 농성 중인 유가족들은 선거 결과에 대해 그다지 큰 반응을 보이지 않는 모습이었다.

유권자들을 향해 세월호특별법을 조속히 제정하겠다며 지지를 호소하던 야당의 바람과는 달리, 재보선은 총 15곳 중 11곳을 휩쓴 여당의 완승으로 막을 내렸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지난달 31일 오후 4시가 조금 지난 시각, 국회 본관 출입구에는 ‘세월호 단식 농성 18일째’라고 적혀있는 팻말이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단식 농성 초반, 본관 앞을 가득 메웠던 유가족들의 모습과는 달리 듬성듬성 빈자리가 많아지는 등 전체적인 규모가 굉장히 작아진 모습이 농성 진행기간이 꽤 흘렀음을 짐작케 했다.

10~20명 쯤 되는 인원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고 이들은 대부분 햇볕에 타서 까맣게 그을렸을 뿐 아니라 한 눈에 봐도 안색이 좋아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농성 초반 엄숙하고 무거웠던 분위기와는 달리 유가족들은 서로 대화와 함께 웃음도 주고 받는 일상적인 분위기가 느껴지기도 했다.

그렇지만 날씨가 매우 무덥다보니 유가족들은 대부분 자리에 가만히 누워있거나 등받이 의자에 등을 기대 연신 부채질을 하며 얼음물을 꺼내 마시는 등 대부분 쉽지 않은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이날 국회 내부에서는 재보선의 승리를 기뻐하고 패배를 반성하는 여야당의 브리핑이 이어지는 등 선거의 여운이 계속 남아있었지만 출입문 바깥에서는 이러한 분위기를 전혀 감지할 수 없었다.

유가족들에게는 단순히 재보선에서 누가 몇 석을 얻었는지와 같은 내용들보다 세월호특별법의 통과 여부가 더욱 중요한 문제이기에 선거 결과에 대해 일희일비 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50대 남성의 한 유가족은 ‘데일리안’과의 인터뷰에서 “솔직히 야당이 이겼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었다”면서도 “야당이 (공천 과정에서) 지역 주민의 민심을 잃지 못해 승리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재보선에서 야당이 이긴다고 특별법이 통과된다는 보장이 없고 국민의 힘으로 밀어줘야 (통과가) 가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야당은 재보선에서 세월호특별법 문제를 최대 무기로 들고 나와 표심을 공략하려 했지만 정작 특별법과 가장 밀접하게 연관된 유가족은 야당에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있었던 것.

그는 또한 “나 역시 내 지역구에 어느날 갑자기 (지역구와 관련 없는) 유능한 후보가 출마한다해도 찍지 않았을 것”이라며 야당을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 1일 국회에서 진행된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이완구 원내대표는 “재보선 전보다 오히려 더 선제적이고 적극적으로 피해자 문제에 대해서 입장을 갖고 가겠다”며 “나와 새누리당 의원들은 이 문제를 유가족 입장에서, 국민적 관점에서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어 “세월호특별법 문제에 대해서 야당과 협조하고 논의해서 꽉 막힌 국회를 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문대현 기자 (eggod6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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