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연 비대위 구성, 안철수 지분 살아있나
당내 "안철수 버리지 말자" 목소리 반영될까 주목
지난달 재보궐선거 참패로 박영선 비상당권 체제로 전환된 새정치민주연합이 새로운 과제에 직면했다.
당 안팎에서 계파주의 청산 요구가 빗발치고 있는 가운데, 안철수 전 공동대표의 역할론도 주목받고 있다. 계파주의가 구(舊)민주당 시절부터 지적됐던 병폐라면, 안 전 대표의 역할론은 국민공감혁신위원회라는 이름으로 출범한 임시 지도부가 민주당과 옛 새정치연합간 통합창당 정신을 이행하느냐의 문제다.
먼저 박영선 원내대표 겸 국민공감혁신위원장(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5일 기자회견에서 “당 내외 인사들을 두루 망라하는 형식으로 (비대위를) 구성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비대위 규모는 아직까지 확정되지 않았으나, 일반적인 최고위원회 규모에 맞춰 10명 내외로 구성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우세하다.
문제는 계파 구성이다. 비대위원 중 절반을 당 밖에서 충당한다고 가정하면, 남은 절반을 놓고 계파간 충돌이 빚어질 가능성이 크다.
새정치연합 내에서 영향력을 가진 계파로는 친노(친노무현)계와 486(40대·80년대학번·60년대생), 호남계, 새천년민주당 지도부 출신의 구주류, 김한길 전 공동대표계인 신주류, 고 김근태 민주당 상임고문의 계보인 민평련(민주평화국민연대), 범친노로 분류되는 정세균 의원계, 손학규 전 상임고문계 등이 있다.
이미 비대위원 중 한 자리가 초선의원의 몫으로 확정된 상황에서 계파별 안배로 남은 자리가 채워질 경우에는 비대위 안에서 계파간 알력다툼이 발생할 소지가 있다. 반대로 특정 계파의 인사들로 비대위가 꾸려진다면 다른 계파들의 반발이 불가피하다. 이 때문에 박 위원장으로써도 당 밖보단 안이 골칫거리다.
이런 가운데, 박 위원장은 6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계파 안배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금요일과 토요일, 일요일에 걸친 비상회의에서도 그런 지적이 나왔다. 계파별 안배를 하는 비대위가 한 번도 성공한 적이 없다, 나도 거기에는 공감한다”면서 “그렇다고 어느 한 쪽이 독주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번 비대위를 계파를 초월해서 구성을 해보려고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결국 당내 비대위원으로는 계파색이 옅은 비주류 인사나 각 계파에서 두루 신망받는 원로급 인사가 발탁될 가능성이 크다. 구체적으로는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석패한 김부겸 전 최고위원과 김진표 전 의원, 국회 부의장을 지낸 박병석 의원, 4선 중진인 원혜영 의원 등이 비대위원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안철수 지분 행사엔 부정, 당내 역할론엔 긍정
아울러 비대위 구성 과정에서 안 전 대표의 역할론도 관심사다. 안 전 대표가 이끌었던 옛 새정치연합은 지난 3월 민주당과 통합창당 합의 과정에서 5대 5의 지분을 약속받았다.
이에 따라 안 전 대표는 본인을 포함한 9명의 상임최고위원 및 최고위원 지명권과 17개 시도위원회의 공동위원장 각 1인에 대한 임명권을 행사했다. 여기에 새 지도부는 사무부총장, 홍보위원장, 전략기획본부장 등 중앙당직자 임명권을 안 전 대표에게 할당, 상당수 위원장·본부장을 복수로 구성했다.
문제는 안 대표의 지분이 아직까지 유효하느냐다. 이에 대해 당 내부에서는 지도부가 교체된 만큼, 전임 대표의 인사권 행사는 적절치 않다는 목소리가 높다. 오히려 안 전 대표가 창당 초기 막대한 권한을 틀어쥐고도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 현 상황에 다다른 만큼, 자숙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우선 임시 지도부는 비대위 구성 과정에서 안 전 대표의 의견을 존중하겠다는 입장이다.
유기홍 새정치연합 수석대변인은 지난 6일 브리핑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민주당과 새정치추진위원회가 힘을 합쳐서 새정치연합 창당이 가능했던 것 아니냐. 그 창당정신은 아직까지 유효하다고 본다”며 “그런 점에서 대표직에서는 물러났지만 안 전 대표의 의견을 듣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당 내부에서도 안 전 대표를 버려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지난 3일 국회에서 열린 새정치연합 비상회의에 참석해 “(안 전 대표는) 정치혐오감을 갖고 멀어지는 많은 시민들을 정치에 관심을 갖게 한 큰 공이 있다”면서 “안철수의 새정치에 많은 기대를 건 시민들은 안 전 대표를 비난하거나 버리기보다 더 큰 격려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당 원로인 박지원 의원과 정대철 상임고문도 각각 “안 전 대표는 아직도 우리의 소중한 자산이고 미래다”, “기본적으로 안 전 대표가 우리 당을 살렸다는 것만은 틀림이 없다. 앞으로도 안 전 대표 같은, 새로운 생각을 자꾸 하고 당을 새롭게 만들려는 분들이 정말 필요하다”면서 안 전 대표를 감쌌다.
다만 안 전 대표는 비대위 구성 과정에 직접적으로 개입하지 않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대표 측 관계자는 ‘데일리안’과 전화통화에서 “(비대위 구성에 참여하는 것은) 특별한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한다, 안 한다를 떠나서 그쪽에 대해 이야기할 경황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가 비대위 구성 과정에서 지분을 행사한다고 해도 기존에 당직을 맡았던 당내 인사보다는 김민전 경희대 교수 등 정치권 밖에서 안 대표의 멘토 역할을 해왔던 인사들을 추천할 가능성이 크다.
한편, 박 위원장은 지난 6일 비대위 구성과 별개로 신임 중앙당직 인선을 단행했다. 주승용 의원이 물러난 사무총장에는 3선의 조정식 의원이, 전략홍보본부장에는 세월호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야당 간사였던 김현미 의원이 각각 임명됐으며, 정책위의장에는 우윤근 의원이 유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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