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우리군 신뢰해왔지만 최근 사건에 실망"
전군지휘관회의 주재 "이순신처럼 부하들에 용기주는 지휘관 되길"
박근혜 대통령은 13일 국방부에서 전군지휘관회의를 주재하고 최근 군에서 발생한 일련의 사건 사고에 대해 "크게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질책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용산 국방부 대회의실을 직접 찾아 한민구 장관과 최윤희 합참의장 등 군 지휘관들과 함께 병영문화 혁신을 위한 긴급 '전군 주요 지휘관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박 대통령은 특히 "그동안 어려운 안보상황에서도 본연의 임무를 흔들림 없이 수행해온 우리 군을 신뢰해왔다"면서도 "동부전선의 GOP 총기 사건과 뒤늦게 밝혀진 윤 일병 사건은 결코 있어서는 안되는 사건이었다"고 말했다.
또 박 대통령은 "군의 선임병들이 그 직위를 이용해 부하들을 괴롭히고 죽음에까지 이르게 한 것은 근본적으로 의식의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모두가 전장에서 생사고락을 함께할 전우들이고 부모들이 애간장을 태우며 무사하기를 기원하는 소중한 자식들"이라며 "앞으로 이런 부모님들의 마음을 짓밟는다면 지휘고하를 막론하고 그 이상의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고, 군 수뇌부는 이 상황을 엄중히 받아들이고 모든 역량과 노력을 투입해서 하루빨리 새로운 병영문화를 만들어 부모님들이 안심하고 자제를 군에 보낼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지금 이 순간에도 나라를 위해 헌신하고 있는 우리 젊은이들이 자랑스럽다. 그런 젊은이들에게 우리는 신뢰와 믿음을 주어야 한다"며 "이순신 장군이 적과의 전투에서 맨 앞에 선두에 서서 부하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었듯 여러분들도 그런 지휘관이 되어 주시기 바라며, 그런 마음으로 그동안 쌓인 뿌리 깊은 적폐를 국가혁신과 국방혁신 차원에서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동부전선 GOP(일반전초) 총기사고와 관련해 지난달 16일 전군 주요 지휘관 초청 오찬을 열어 군 기강 확립 및 병영문화 개선을 당부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28사단 윤모 일병 폭행 사망 사건이 터지면서 한 달도 안 돼 다시 전군 주요 지휘관을 소집해 회의를 개최한 것이다. 군 인권 문제에 대한 국민적 지탄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박 대통령이 이에 대해 심각성을 느꼈다는 해석이다.
한편 박 대통령이 이러한 문제들을 하나하나 힘주어 말할때 전군지휘관들은 정자세로 앉아 결연하게 박 대통령의 발언을 경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도 처음에는 군에 대한 실망과 함께 사건 사고들에 대한 질책으로 시작했지만 마지막에는 지휘관들에게 임무 완수를 촉구하며 "앞으로도 나는 군 통수권자로서 군을 깊게 신뢰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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