굵직굵직한 대회 때마다 간판 공격수 박주영의 결정적인 골이 한국 대표팀의 운명을 결정짓곤 했다. 특히 한때는 8.15 광복절을 앞두고 일본축구를 격퇴한 주인공으로 영웅 대접을 받기도 했다.
박주영은 2012년 8월 11일 영국 카디프에서 열린 런던올림픽 동메달 결정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려 2-0 승리를 견인했다. 일본 수비진 4명을 허수아비로 만든 박주영 골에 대한민국이 들썩였다.
축구팬들은 박주영에게 ‘각시탈’ 별명까지 지어주며 “2002 한국월드컵 안정환 골든골 버금가는 임팩트였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그때뿐이다. 2014 브라질월드컵 이후 박주영은 또 매도당하고 있다. 사실 월드컵에 나선 선수들 대부분이 부진했다. 대한축구협회의 시스템에도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축구팬들은 유독 박주영에게만 책임을 묻고 있다.
박주영이 실수한 점은 아스날로 간 것뿐이다. 아스날에서 축구인생이 꼬였다. 하지만, 유럽에서 쓴잔을 마신 선수는 박주영만이 아니다. 많은 태극전사가 유럽에 갔다가 실패하고 돌아왔다. 그럼에도 축구팬들은 박주영만 미운 오리 쳐다보듯 매몰차게 대한다.
아스날에서 실패했다고 박주영 축구인생이 끝장난 것도 아니다. 박주영은 아직 젊다. 그리고 매사 성실하고 인성이 훌륭해 충분히 재기할 수 있다. 아르센 벵거 감독도 박주영을 향해 “팀 사정으로 기회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 미안하다. 그는 매우 성실하고 과묵한 선수다”라고 말한 바 있다.
박주영은 아스날 동료들과도 잘 어울렸다. 제르비뉴(AS로마 이적), 사냐(맨시티 이적), 외질, 지루 등과 친하게 지냈다. 박주영을 따르는 후배도 많다. 이청용, 기성용 등이 대표적이다.
박주영은 조용한 선수다. 아프면 아프다, 괴로우면 괴롭다고 말하는 타입이 아니다. 속으로 고통을 움켜쥐는 선수다. 그래서 불필요한 오해도 샀다.
그런 박주영에게 필요한 것은 조롱과 비난이 아닌 격려 아닐까. 비록 월드컵의 실패가 큰 후유증을 남겼지만, 과거에도 그랬던 것처럼 언제든 영웅으로 돌아올 능력을 충분히 갖춘 박주영이다. 궁지로만 내몰리고 있는 박주영의 모습은 결코 한국축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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