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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존엄성 모독하는 죽음 문화를 배척하자"


입력 2014.08.15 11:48 수정 2014.08.15 18:08        대전 = 데일리안 목용재 기자

대전 성모승천대축일 미사, 어린아이 볼 때마다 발걸음 멈춘 교황

프란치스코 교황이 15일 오전 성모승천 대축일 미사가 열리는 대전월드컵경기장에 들어서며 한 아이에게 입을 맞추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15일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 성모승천대축일 미사에서 힘없고 약한 이들, 가난하고 궁핍한 사람들에 대한 각별한 애정과 관심을 갖고 있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모습은 이날도 어김없이 드러났다.

이날 기상 사정이 좋지 않아 청와대에서 제공하는 헬기 대신 서울발 KTX열차를 타고 대전 월드컵 경기장에 도착한 교황은 오전 10시에 미사 장소에 도착했지만 정작 미사 시작은 10시 50분께였다.

교황이 하얀색의 의전차량을 타고 카퍼레이드를 펼치며 월드컵 경기장에 외부에 운집한 신자들과 경기장 내부의 신자들에게 인사하는데 시간이 소요됐기 때문이다. 교황이 경기장에 도착 후 1시간여가 지나서야 미사가 시작됐다.

특히 교황이 탑승하고 있던 의전차량은 어린아이를 볼 때마다 우뚝 멈춰섰다. 교황은 어린아이의 얼굴을 어루만지거나 머리에 손을 얹으며 축복을 기원했다.

의전차량의 동선에 어린아이가 나타날 때마다 교황의 의전차량은 어김없이 멈춰섰고 아이들과 함께 온 신자들은 자신의 아이를 들어 올려 교황의 축복을 요청하기도 했다.

교황은 그동안 ‘약자’들 가운데에서도 어린아이, 청년들에 각별한 애정과 관심을 표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날도 카퍼레이드에서도 어김없이 교황의 ‘아이사랑’이 드러난 셈이다. 교황은 아이·청년들을 잘못된 교육·가정과 사랑을 못 받는 등 현대 문화의 희생자로 보고 이에 대한 관심이 각별하다는 것이 천주교 측의 설명이다.

교황은 이날 미사에서도 역시 약자들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강조했다. 특히 세월호 유가족들을 언급하며 그들이 슬픔을 이겨낼 수 있기를 기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본격적인 미사 전, 삼종기도를 통해 "우리는 특별히 세월호 침몰 사건으로 인하여 생명을 잃은 모든 이들과 국가적인 대 재난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이들을 성모님께 의탁한다"면서 "주님께서 세상을 떠난 이들을 당신의 평화 안에 맞아주시고, 울고 있는 이들을 위로해 주시길 기도드린다"고 말했다.

강론을 통해서는 어린아이·청년 등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기도를 올렸다. 특히 "존엄성을 모독하는 죽음의 문화를 배척하자"고 말해 최근 벌어진 집단 구타로 사망한 '윤 일병 사건'을 암시하는 발언도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생명이신 하느님과 하느님의 모상을 경시하고, 모든 남성과 여성과 어린이의 존엄성을 모독하는 죽음의 문화를 배척하기를 빈다"면서 "고귀한 전통을 물려받은 한국 천주교인으로서 우리 가운데 있는 가난하고 궁핍한 이들과 힘없는 이들에게 깊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오늘 복음이 전하는 희망이란 외적으로는 부유해도 내적으로 쓰라린 고통과 허무를 겪는 그런 사회 속에서 암처럼 자라나는 절망의 정신에 대한 해독제”라면서 “이러한 절망이 얼마나 많은 우리이 젊은이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나. 오늘날 우리 곁에 있는 젊은이들이 기쁨과 확신을 찾고, 결코 희망을 빼앗기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광복절을 축하하는 메시지도 아끼지 않았다. 교황은 "대한민국의 해방을 기념하는 광복절을 맞아, 우리는 이 고상한 나라와 그 국민을 지켜주시도록 성모 마리아께 간구한다"면서 "또한 아시아 전역에서 이곳 대전교구에 모여온 모든 젊은이들을 성모님의 손길에 맡긴다"고 기도했다.

목용재 기자 (morkk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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