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세월호 유족 세례 "프란치스코, 프란치스코"
이호진 씨 세례명, 교황과 같은 '프란치스코'
25년 만에 한국 신자 교황에게 직접 세례 받아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족이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직접 ‘프란치스코’라는 이름으로 세례를 받았다.
17일 천주교 교황방한위원회에 따르면, 교황은 이날 오전 7시께 주한교황청대사관에서 세월호 참사로 숨진 단원고 이승현 학생의 아버지 이호진 씨(56)에게 세례를 줬다. 이 씨의 세례명은 교황과 같은 프란치스코다.
세례성사는 딸 아름 씨와 이 씨가 거주하는 안산지역 관할 천주교 수원교구 신부 1명이 동석한 채 1시간동안 비공개로 진행됐다.
앞서 이 씨는 지난 15일 성모승천대축일 미사가 열린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교황에게 세례를 달라는 부탁을 요청했다. 이에 교황이 이를 수락하고 이날 약속을 지킨 것이다.
이 씨는 이날 세례를 받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진과 함께 장문의 글을 올렸다.
이 씨는 세례를 받은 이유에 대해 “교황님께 세례를 받은 건 아빠의 개인적인 욕심도 아니고 쉽게 세례를 받으려는 것도 아니다”며 “아빠가 하는 모든 건 아이들을 하루라도 더 기억하게 하기 위해서다”고 말했다.
한편, 공식 기록상 한국 신자가 교황에게 직접 세례를 받은 것은 25년 만이다. 지난 1989년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에게 청년 12명이 세례를 받은 적이 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