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 다시 태극마크? 무르익는 복귀론
9월 평가전, AG 일정 겹쳐 마땅한 공격자원 없어
센추리클럽 가입-대표팀 유종의 미 기회 잡을까
축구국가대표팀이 2014 브라질월드컵 부진의 후유증을 딛고 내달 5일 베네수엘라, 8일 우루과이와 A매치를 갖는다.
여러 변수가 많다. 현재 A대표팀 사령탑이 공석이다. 1순위였던 판 마르바이크 감독과의 협상이 결렬된 축구협회는 촉박한 시간상, 9월 A매치는 사령탑 없이 국내 코치진의 대행체제로 치를 가능성이 높다.
선수 구성에도 난항을 예상한다. 일단 최전방에 공백이 불가피하다.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활약했던 박주영은 현재 소속팀이 없고, 김신욱은 2014 아시안게임 출전으로 9월 A매치에는 출전이 불가피하다.
K리그에서 최근 좋은 활약을 선보인 이종호, 김승대 같은 젊은 공격수들 역시 아시안게임 때문에 대표팀 합류가 불가능하다. 손흥민, 구자철, 이근호 등이 최전방을 소화할 수 있지만 전형적인 원톱 자원은 아니다.
자연스럽게 시선이 가는 것은 이동국(35·전북 현대)이다. K리그를 대표하는 베테랑 공격수 이동국은 최강희 감독이 이끌던 아시아 최종예선 이후 대표팀에서 배제된 상태다. 올해 35세의 노장으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세대교체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하지만 올해도 10골을 터뜨리며 여전히 K리그 최고의 공격수로 인정받고 있다. 국내파 중에서 이동국을 능가하는 경험과 골 결정력을 겸비한 공격수는 아직 없다. 현재의 기량으로만 따졌을 때 여전히 이동국은 경쟁력이 있다. 선수 본인도 아직 태극마크에 대한 의지를 포기하지 않았다.
이동국에게 9월 A매치 소집은 상징성도 가진다. 99번의 A매치에 나선 이동국은 9월 2연전에서 대표팀에 선발될 경우 대망의 센추리클럽 가입을 눈앞에 두게 된다. 90년대 후반부터 한국을 대표하는 공격수로 활약해온 이동국에게 센추리클럽은 10여 년간 대표팀을 위해 바쳐온 헌신과 열정의 보상과도 같다.
4년 뒤면 우리 나이로 불혹을 바라보는 이동국에게 2018 러시아월드컵 출전은 현실 가능성이 낮다. 하지만 내년 1월 아시안컵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이동국은 아시안컵에만 3번이나 출전한 베테랑이다. 이동국보다 아시안컵에서 많은 골을 넣은 공격수도 없다. 젊은 선수들 위주로 꾸려진 대표팀에서 이동국의 경험과 노련미는 큰 재산이 될 수 있다. 실력으로도 아직 젊은 공격수들에게 전혀 뒤지지 않는다.
이동국은 태극마크를 달고 유종의 미를 기약할 수 있는 무대를 찾고 있다. 반세기 동안 우승을 차지 못한 아시안컵은 다사다난했던 이동국의 태극마크 경력을 힐링해줄 수 있는 파이널 무대로 부족함이 없다. 태극마크와 이동국의 끝난 것 같지만 끝나지 않은 인연은 다시 이어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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