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시중은행 금리담합 조사에 은행들 '멘붕'

이충재 기자

입력 2014.08.28 14:43  수정 2014.08.28 14:48

은행들 '경쟁 격화로 담합은 불가능'…"기술금융 확대하는 수밖에"

공정거래위원회가 시중은행의 예금·대출 금리 담합에 대해 전면 조사에 나서면서 금융권 보신주의 단속에 나서는 것이라는 기류가 흐르고 있다. ⓒ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가 시중은행의 예금·대출 금리 담합 여부에 대해 전면적인 조사에 나서면서 그 배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가고 있다.

최근 은행들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대출금리 인하에 미온적 태도를 보이자 ‘금융권 보신주의’ 단속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기류가 흐르면서 은행들의 분위기는 가라앉았다.

특히 은행권은 기술금융을 일으켜야 한다는 정부의 의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은행을 나쁜집단으로 몰아선 안된다"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이래저래 정부의 대은행 압박 수위가 높아지면서 속으로만 끙끙 앓고 있는 상황이다.

28일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최근 금융권에서 터지는 일이 많아서 당장 눈앞의 일을 처리하기도 버거운 상황"이라며 "공정위 조사까지 받게 되니 우리 입장에선 난감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번 공정위의 조사는 은행의 전반적인 금리체계를 조정하는 자금부와 개인 고객에 대한 대출금리와 수신 금리를 조정하는 개인금융부를 중심으로 한 조사가 주를 이룰 예정이다.

이례적으로 20명이 넘는 조사인원이 투입된 데다 관련 서류는 물론 직원들의 이메일과 다른 은행 관계자들과 주고받은 메신저 내용까지 들여다보는 조사에 은행권 내부에서 '멘붕'이라는 하소연이 나오고 있다.

은행들은 그동안 은행 간 경쟁이 격화된데다 이해관계가 얽혀있어 담합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해명하고 나섰다. 경쟁 은행의 금리는 모두 공개된 '참고자료'이지 담합의 자료가 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실제 시중 은행들의 예금금리와 신용대출 금리는 2~5% 사이를 넘나드는 등 은행마다 제각각이다.

은행권은 사정칼날이 날아든 데에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한 뒤 은행들이 예금금리를 대폭 내리면서 대출금리를 소폭만 인하한 것과 관련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큰 틀에선 정부가 의욕적으로 나서고 있는 '금융 보신주의 타파'와 궤를 같이 해 보인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은 "정부가 아무리 금융규제를 풀어도 일선 금융사들의 보신주의가 해소되지 않으면 (정부의 금융 지원이)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 "금융사들이 보수적인 대출 관행과 보신주의를 극복해야 한다"며 연일 금융사들의 보신주의를 질타했다.

시중 은행 한 관계자는 "은행들이 담합조사까지 받게 된 것은 최근 정부의 흐름과 연장선상에 있다고 본다"며 "보신주의에 대한 정부의 압박 강도가 어느때보다 높기 때문에 긴장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공정위 조사가 별다른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끝나더라도 은행들이 대출금리 인하에 나서는 등 정부의 조치에 ‘화답’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결국 은행들이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대출금리 인하와 함께 기술금융 확대 및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을 크게 늘릴 것이란 얘기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앞으로 정부 지시에 누가 잘 따르나 경쟁이 시작될 것 같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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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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