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팽배' 위기의 판 할…폭풍쇼핑 다음은 퍼즐 맞추기
리그컵 포함 4경기째 무승..지도력 물음표
폭풍 쇼핑 통한 전력보강..여전한 의문부호
시즌 초반 극도의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까.
맨유는 지난달 30일(한국시각) 터프 무어에서 열린 '2014-15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2라운드 '승격팀' 번리와의 경기에서 날카로운 공격을 보여주지 못한 채 0-0 무승부를 거뒀다. 이로써 맨유는 3라운드까지 2무1패에 그치고 있으며, 리그컵 패배까지 감안하면 개막 이후 4경기 연속 무승이다.
맨유는 번리전에서 최근 영입한 앙헬 디 마리아까지 선발 출격시키고도 답답한 경기 끝에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부진이 길어질 경우, 7위에 그쳤던 지난 시즌 이상의 재앙이 닥칠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이 벌써 팽배하고 있다.
루이스 판 할 감독의 지도력에 대한 불만도 커지고 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맨유의 지휘봉을 잡은 판 할 감독은 네덜란드 대표팀 시절 호평 받았던 스리백 시스템을 맨유에 입히려고 했으나 현재까지 결과는 좋지 못하다.
프리시즌 보여준 경기력이 정식 시즌 개막 이후로는 전혀 살아나지 않는다. 현지 언론과 축구전문가들은 판 할 감독의 3-5-2 시스템이 맨유의 선수구성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맨유의 마지막 돌파구는 선수단 개편이다. 여름이적시장에서 대체로 지지부진한 행보를 보였던 맨유는 최근 들어 마르코스 로호, 앙헬 디 마리아, 달레이 블린트를 영입하는 막바지 ‘폭풍 쇼핑’으로 전력보강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일찌감치 영입한 루크 쇼와 안데르 에레라까지 포함하면 이젠 제법 많은 선수들이 새롭게 합류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의문부호는 남아있다.
현재 맨유의 영입 리스트에서 디 마리아 정도를 제외하면 누구나 인정할만한 거물급 선수는 드물다. 에레라, 로호, 쇼는 아직 EPL과 맨유의 주전경쟁에서 검증이 필요한 젊은 선수들이다. 블린트는 중앙 미드필더와 측면 수비를 오가는 어정쩡한 포지션 활용도가 변수다. 정작 시급한 중앙 수비 라인과 전문 수비형 미드필더 보강은 없었다.
오히려 유일한 빅네임인 디 마리아에게도 시장 가치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돈을 쓴 게 아니냐는 점에서 자칫 ‘제2의 마루앙 펠라이니’가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결국, 지금부터는 판 할 감독의 몫이다. 능력 면에서는 이미 검증이 끝난 명장 판 할 감독이라지만 커리어를 보면 다소 기복이 심한 모습을 반복돼 왔다. 네덜란드 대표팀을 이끌고 브라질월드컵에서 상종가를 친 지 3개월도 되지 않아 맨유에서 시즌 초반부터 심각한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지난 시즌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을 믿고 기다리다가 끝내 낭패를 본 맨유 구단과 팬들로서는 판 할 감독이 빨리 분위기를 전환시키지 못한다면 생각보다 일찍 인내심의 한계를 드러낼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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