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구 한계’ 류현진, 위기 속 빛난 운영의 묘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입력 2014.09.07 14:35  수정 2014.09.07 14:39

2회 무사 만루 극복하는 등 직구 정공법 통해

마지막 고비였던 7회에도 직구 고집 아쉬워

좋지 않은 컨디션에도 위기관리 능력을 선보였던 류현진은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 연합뉴스

류현진(27·LA 다저스)이 특유의 위기관리 능력을 선보였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하며 시즌 15승 달성에 실패했다.

류현진은 7일(이하 한국시각),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4 메이저리그’ 애리조나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6.2이닝동안 7피안타 2볼넷 2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했지만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눈앞에서 15승을 놓친 류현진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종전 3.18에서 3.16으로 소폭 하락했다. 또한 박찬호가 기록한 한국인 한 시즌 최다승(18승) 기록도 사실상 무산됐다. 류현진은 앞으로 세 차례 더 등판 기회가 주어질 전망이다.

이날 류현진의 컨디션은 썩 좋은 모습이 아니었다. 게다가 애리조나 타자들 역시 최근 크게 효과를 보고 있는 류현진의 변화구에 대해 제대로 준비하고 나온 모습이었다. 경기 초중반까지 이 같은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다름 아닌 정공법이었다.

첫 번째 위기는 2회에 찾아왔다. 애리조나 타선은 2회 들어 류현진의 커브를 작정한 듯 커트해내기 시작했고, 순식간에 주자가 불어나 무사 만루 위기에 봉착했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다저스 배터리의 선택은 과감한 직구 승부였다.

90마일 초반 대에서 형성되던 류현진의 직구는 만루 위기에 몰리자 갑자기 94마일로 찍히기 시작했다. 놀란 레이몰드를 루킹 삼진으로 잡은데 이어 터피 고세위시, 체이스 앤더슨을 차례로 제압했던 결정구 역시 직구였다. 무사 만루를 실점 없이 막아내자 다저 스타디움은 환호성으로 가득 찼다.

위기를 벗어난 류현진은 3회부터 여유를 되찾았다. 변화구만을 공략하려던 애리조나 타자들이 공격적으로 덤벼들었고, 그때마다 허를 찌르는 직구가 크게 효과를 발휘하며 별다른 위기 없이 이닝을 쌓아갔다.

하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한계 투구수가 가까워졌고 직구 승부를 고집했다. 특히 실점 장면에서의 직구 선택이 아쉬웠다.

7회 첫 타자 애런 힐을 출루 시킨 류현진은 후속 타자 코디 로스를 상대로 직구 승부를 펼치다 큼지막한 2루타를 허용했다. 이어 레이몰드와 고세위시를 각각 삼진과 땅볼로 처리하며 한 숨을 돌렸지만 A.J. 폴락과의 승부에서 승리가 날아가고 말았다.

류현진은 폴락에게 던진 5개의 공 모두가 직구였고, 결국 구질에 익숙해진 폴락은 94마일 직구를 때려 3-유간을 흐르는 안타를 만들어냈다. 허탈해진 류현진은 한숨을 내쉬었고 날아간 승리를 뒤로 하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물론 이날 류현진의 투구는 칭찬을 받아 마땅하다. 다저스 타선은 1회 애드리언 곤잘레스의 투런 홈런을 제외하면 류현진에게 득점 지원을 해주지 못했다. 2점 차 살얼음판 승부가 계속된 부분도 류현진의 부담을 가중시킨 요인이었다.

그나마 다행은 다저스가 승리를 챙겼다는 점이다. 현재 샌프란시스코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선두 싸움을 펼치고 있는 다저스는 이날 승리로 2경기 차 선두 자리를 유지했다. 그러면서 오는 13일부터 시작되는 샌프란시스코 원정 3연전이 후반기 레이스의 최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이를 의식한 듯 매팅리 감독도 등판 순서를 조정, 류현진-잭 그레인키-클레이트 커쇼가 SF전에 나설 수 있도록 조치했다. 비록 시즌 15승은 무산됐지만 팀 승리를 안겼다는 점에서 사실상 에이스급 대우를 받고 있음이 증명된 올 시즌의 류현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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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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