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스, 부풀어 오르는 야망…1순위 이승현 변수는?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입력 2014.09.18 09:09  수정 2014.09.18 09:17

국내 신인드래프트 1순위로 이승현 지목 ‘행운’

최진수 공백 메우며 팀 전력↑ 프로 적응 변수

이승현(오른쪽)이 1순위로 고양 오리온스 추일승 감독 품에 안겼다. ⓒ KBL

2014 KBL 신인드래프트 1순위는 고양 오리온스의 몫이었다.

17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서 열린 신인드래프트에서 총 25%의 확률로 1순위 지명권을 획득한 오리온스는 고려대의 파워포워드 이승현(22)을 지명했다.

이승현은 일찌감치 올해 신인드래프트 최대어로 거론됐다. 거의 모든 팀들이 1순위 지명권을 얻을 경우 무조건 이승현을 지명하겠다고 공언한 상태였다. 힘과 기술을 겸비한 데다 왼손잡이라는 희소성까지 갖춘 이승현은 자타공인 올해 프로농구 신인왕의 강력한 후보다.

추일승 감독이 이승현의 지명에 유난히 기뻐한 것도, 단지 1순위라서가 아니라 팀이 가장 필요로 하던 선수를 얻었기 때문이다.

오리온스는 최진수의 군 입대로 포워드 한 자리가 공석이다. 장재석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토종 빅맨이 부족한 오리온스로서는 이승현의 합류로 단숨에 공백을 메울 수 있게 됐다. 추일승 감독은 팀의 10년 미래를 책임질 이승현의 가세로 우승까지 넘볼 수 있게 됐다.

물론 이승현이 프로 무대에서 얼마나 통할 수 있을지는 아직 검증이 필요하다.

오리온스는 지난 시즌 중반부터 최진수, 장재석, 김동욱 등 장신 포워드들을 활용한 고공농구로 재미를 봤다. 높이에 기동력까지 갖춘 장재석이 트레이드로 가세하면서 부진하던 최진수까지 살아나는 시너지 효과가 있었다.

이승현은 최진수나 장재석과는 또 다른 유형의 선수다. 주 포지션은 파워포워드지만 프로필상 신장이 197cm로 프로무대에서는 빅맨으로 작은 편이다. 슈팅 범위가 좋고 기술도 있어 스몰포워드도 소화할 수 있지만 오랜 시간을 맡기기에는 스피드와 외곽 수비가 다소 부족하다. 자칫하면 어정쩡한 트위너가 될 가능성도 있다.

이승현은 종종 대학 선배인 현주엽과도 비교된다. 역대 한국농구 최고의 재능을 갖춘 선수 중 한 명으로 평가받지만 정작 프로에서는 실력에 비해 크게 빛을 발하지 못했다. 잦은 부상 탓도 있었지만 프로무대에서 확실한 포지션 경쟁력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오리온스에서 최진수나 김동욱도 비슷한 시행착오를 겪었다. 추일승 감독의 성향상 포워드에게 내외곽을 오가는 멀티 성향을 주문하는 비중이 큰 만큼 이승현이 대학무대와는 다른 스타일의 농구에 빨리 적응하는 게 관건이다.

프로에 지명을 받았지만 대학무대 일정이 아직 끝난 것은 아니다. 여전히 고려대 소속인 이승현은 연세대와의 정기전이 남아 있고, 마지막 일정인 전국체전을 끝내고 난 뒤에야 오리온스에 합류하게 된다.

지난 시즌 신인들도 대학리그와 전국체전 일정을 마치고 오느라 초반 체력적 부담으로 어려움을 겪은 것을 감안하면, 이승현 역시 신중한 컨디션 관리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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