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피하냐!" 야당에 '발끈' 이완구 "무례하긴"
이완구 기자간담회 도중 뛰어온 박영선, 격한 '설전'만
26일 여야 합의 없이 본회의 개회를 앞두고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의 두 원내대표가 깜짝 회동을 가졌지만 날카로운 공방만 주고받았을 뿐 아무런 성과를 얻지 못했다. 특히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왜 피해다니냐’는 야당의 공세에 강한 불쾌감을 표했다.
이날 오전 10시 30분께 이 원내대표와 같은 당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는 기자간담회를 갖고 본회의 개회는 반드시 이뤄져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야당의 입장이 명확하지 않고 유가족의 입장도 명확하지 않은 상태”라며 “이러한 상황에서 어떻게 박영선 새정치연합 원내대표와 재협상을 할 수 있겠는가”라고 주장했다.
이 원내대표는 “박 원내대표는 국민에게 당당하게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는 것이 예의”라며 “판단은 국민들이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열린 새정치연합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문 위원장은 “여야 대표의 만남을 회피하는 여당 원내대표가 어딨는가”라며 “꼭 필요한 대목에서 살살 피하고, 이런 비겁한 일에 국민이 뭐라 생각하겠나. 참으로 한심하고 답답하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도 이 자리에서 “집권 여당 원내대표가 문제를 풀기 보다는 피해 다니려 하는 듯한 인상을 준다”며 “집권 여당으로서의 책임 방기를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에 대해 “문희상 새정치연합 비대위원장이 내가 피했다는데 누가 누구를 피하는가”라며 “정치를 정직하게 해야지 거짓말하면 안 된다”라고 불쾌감을 표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어 “박 원내대표가 내게 전화를 하기로 해놓고 한 적이 없다”며 자신의 휴대전화를 기자들에게 공개하기도 했다.
예기치 않은 박영선 방문에 격한 설전 펼쳐져
이 원내대표의 간담회가 마무리 될 쯤 박 원내대표와 같은 당 우윤근 정책위의장이 새누리당 원내대표실을 방문했다. 이 원내대표는 물론 기자들도 예상치 못한 방문이었다.
기자들이 몰려 있는 것을 보고 나가려는 박 원내대표와 우 의장을 불러들여 자리에 앉힌 이 원내대표는 “내가 언제 도망 다닌 적이 있는가”라며 “말이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박 원내대표는 “지금 우리를 야단치는건가”라며 “우리는 새누리당 의원이 아니다”라고 불편한 심기를 그대로 드러냈다.
이 원내대표는 “내 파트너는 문 위원장이 아닌 박 원내대표”라며 “문 위원장은 김무성 대표를 만나야지 나는 문 위원장을 만날 필요가 없는 것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살살 피해 다닌다는 그런 무례한 말이 어디 있는가”라며 “그런 말은 예의가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자 박 원내대표는 “얼마나 여당 원내대표가 야당을 무시했으면 그런 인상을 받았을 수도 있다”면서 “지금 이렇게 공개적으로 발언을 하는 것은 여당 원내대표로서의 모습이 아니다”라고 비꼬았다.
계속해서 얼굴을 붉히던 이 원내대표는 “난 지금까지 예우를 지켜왔다”면서 “유가족 입장과 야당의 입장을 모르는데 어떻게 협상을 할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그는 우 의장에게 “야당과 유족의 입장을 지금 언론이 있는 자리에서 공개적으로 밝혀달라”고 압박했다.
이에 우 의장은 “공개적으로 말을 할 수 없다”며 “비공개 자리에서 서로 말할 수 있지만 공개적으로 말을 하는 것은 보탬이 되지 않는다”라고 한 발 물러섰다.
그러자 이 원내대표는 “왜 이런 말을 공개적으로 하는가하면 자꾸 내게 이상한 이야기를 하니까 이러는 것”이라며 “내 파트너는 문 위원장이 아닌 박 원내대표”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 원내대표는 “상대 정치인에 대해 무례한 말을 하지말자”고 말했고 감정이 상한 박 원내대표는 “우리가 손님인데 손님에게 이렇게 문전박대하면 안된다”라고 날을 세우며 우 의장과 함께 원내대표실을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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