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안에 세종대왕있다…카드사 "한글마케팅이라오"
현대카드 업게 최초로 전용서체 만들어…"서체는 곧 브랜드 얼굴"
국민·우리카드, 상품 개발 단계 부터 한글 창제 원리 반영
마케팅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손익을 가늠짓는 카드사가 마케팅전략에 한글을 장착하며 자사 카드 브랜드의 새로운 혁명을 일으키고 있다. 아예 한글을 위해 태어난 카드상품은 물론 일부 카드사는 상품기획 단계부터 한글 창제 원리를 적용하고 있다.
특히, 한글뿐만 아니라 신세대 젊은 감각을 표출하기 위해 브랜드와 어울리는 폰트(서체)를 내세워 젊은 고객을 유혹하고 있다.
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지난 2004년 카드업계 최초로 전용서체 유앤아이(Youandi)체를 도입했다. Youandi는 고객(You)과 현대카드(I)를 연결해주는 의사소통 도구라는 뜻을 담고 있다.
특히 Youandi체는 글꼴에 신용카드 비율(1.6:1)과 모서리각도 등을 반영했다. 카드사 DNA를 서체에 심은 셈이다.
해를 거듭해 다듬어진 현대카드의 서체는 이미 카드이용자 대부분이 인식할 수 있게 자리 잡았다. 서체가 곧 브랜드의 얼굴이라는 현대카드 전략이 통한 것이다.
신한카드도 지난해 전용서체 '신한세빛체' 개발했다. 신한세빛체는 세상을 밝고 따뜻하게 한다는 의미다.
아울러 신한세빛는 스마트(Smart), 트랜디(Trendy), 크리에이티브(Creative)라는 브랜드 정체성을 녹여내기 위해 신한세빛 △Bold △Medium △Light 3가지 형태로 개발했다.
특히 단순히 글씨 굵기에만 변화를 준 것이 아니라 서체마다 특징을 주었다. 일례로 가장 굵은 Bold체의 경우 'ㅅ', 'ㅈ', 'ㅊ' 글꼴 끝에 각도를 줘 주목성을 높였다. 또한, 강한 성격을 부여하기 위해 'ㄱ'과 'ㅋ'에 각도변화를 주었다.
비씨카드도 지난 2008년 '비씨누리체'를 개발해 기업 이미지와 추구하는 방향을 서체에 담았다. 또 비씨누리체는 일찌감치 디지털 환경에 맞춰 서체 개발단계부터 모바일에 보기 좋도록 했다.
카드사는 가시적으로 보이는 서체뿐만 아니라 상품기획 단계부터 '한글'을 본 따기도 한다.
국민카드의 훈·민·정·음 카드(신용·체크형)와 가온·누리카드 등 한글 브랜드 카드는 상품기획 단계부터 한글 창제 이념과 원리를 본 따 만들었다.
특히 카드명에 순우리말인 가온·누리는 '세상의 중심에서 (혜택을) 누리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우리카드의 가나다카드 6종도 각 카드가 제공하는 혜택을 한글이름에 고스란히 녹여냈다. 가카드의 경우 가득한, 나카드는 나만의 다카드는 다모아를 뜻한다. 이는 복잡한 카드상품을 이름만으로 쉽게 설명한 것이다.
한글날을 맞아 카드사는 이색 이벤트도 마련했다.
롯데카드는 9일부터 나흘간 '틀린 맞춤법 바로잡기' 이벤트를 진행한다. 간판이나 차림표, 표지판, 친구의 문자까지 주변에서 틀린 맞춤법을 찾아 롯데카드 페이스북에 사진 댓글로 등록하면 자동 응모된다. 이후 롯데카드는 참가자 중 추첨을 통해 10명에게 롯데상품권카드(1만원권)를 증정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는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것뿐만 아니라 좋은 이미지를 갖춰야 소비자에게 선택받을 수 있다"며 "고객과 가장 먼저 만나는 서체는 곧 카드사의 얼굴"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최근 한글 브랜드 상품은 쉽고 간편하다는 한글 창제 원리를 담고 있다"면서 "이는 복잡한 조건으로 혜택을 제공하기 보다는 단순한 것을 선호하는 고객 입맛과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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