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솔한 마야’ 두산, 팬들 두 번 울렸다
불필요한 언행으로 LG 벤치 자극..벤치클리어링 초래
흥분한 마야 내린 두산 벤치..불펜 과부하 속 4강 탈락
두산 베어스 외국인 투수 유네스키 마야(33)가 불필요한 행동으로 벤치클리어링을 부르며 팀 패배의 원흉이 됐다.
만원 관중이 운집한 11일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LG-두산전이 열린 잠실구장.
두산 김현수에게 투런 홈런을 맞아 0-2로 끌려가던 LG는 최근의 상승세를 입증하듯, 4회초에만 4점을 올리며 단숨에 4-2로 뒤집었다.
1사 후 이병규(9번)와 손주인의 연속안타가 나왔고, 최경철의 스퀴즈번트로 1점을 짜냈다. 이어 오지환이 몸에 맞는 공으로 나가 만루가 됐고, 정성훈의 2타점 좌전 적시타가 터졌다. 여기서 또 박경수의 스퀴즈번트로 LG는 4점째를 뽑았다.
한 이닝에 스퀴즈 번트를 2번이나 당한 것에 격분한 것일까.
두산 선발 마야가 LG 벤치 방향을 향해 ‘욕설’을 의심케 하는 행동과 말을 뱉었다. 자연스레 양 팀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가 마운드로 몰려들며 벤치클리어링이 발생했다. 특히, LG 양상문 감독은 흥분해 마운드까지 걸어 나가 마야를 질타했다.
보통 벤치클리어링은 선수들이 주도하지만, 이날 양상문 감독의 ‘합류’로 일반적인 벤치클리어링과는 양상이 달랐다. 양상문 감독은 마야의 비신사적 행위를 작전에 대한 모욕으로 받아들여 흥분한 것으로 보인다. 감독의 흥분에 선수들도 모두 ‘하나’가 됐다.
결국, 두산 코칭스태프는 선발 마야를 일찌감치 마운드에서 내릴 수밖에 없었다. 전날 불펜 소모가 컸던 두산은 경솔했던 마야의 공백을 불펜으로 메우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4회부터 가동한 불펜은 무너졌고, 급기야 8회에는 LG에 무려 10점을 내줬다.
4회 리드를 잡은 LG는 8회 무려 10점을 내며 12점차 대승을 완성하며 4강 매직넘버를 ‘2’로 줄이고 5연승을 질주, ‘가을 야구’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반면 라이벌 두산은 많은 홈 관중들 앞에서 4강 탈락의 고배를 드는 씁쓸한 경기를 하고 말았다. 두산은 경기 전에도 4위 LG에 4.5게임차 뒤져 포스트시즌 진출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팬들은 두산 응원석을 가득 메웠다. 라이벌 앞에서 납득할 만한 경기력과 내용의 야구를 보고 싶어 찾았다. 하지만 본인 해명을 떠나 누가봐도 경솔했던 행동 하나가 경기 전체에 악영향을 미쳤다. 4강 탈락의 비보와 라이벌 앞에서 대패(2-15)의 수모까지 떠안은 두산 팬들은 두 번 울며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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