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 지고 독일도 지고…유로 2016 대혼전
스페인·독일·네덜란드, 잇따라 덜미 잡히며 위기
이탈리아·잉글랜드 순항 불구 경기력은 글쎄
‘유럽의 월드컵’으로 꼽히는 유로 2016이 예선부터 의외의 혼전 양상으로 흥미롭게 전개되고 있다.
스페인, 독일, 네덜란드 등 순항이 예상되던 전통의 강호들이 초반부터 약팀에 덜미를 잡히며 곤욕을 치렀다. 강팀과 약팀의 전력 차가 줄어들고 있는 유럽축구의 한 단면이다.
이번 세계 A매치 주간 중 최대의 이변은 아마 독일이 폴란드에게 덜미를 잡혔다는 것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이자 2014 브라질 월드컵 우승팀인 독일은 12일(한국시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유로 2016 예선 D조 폴란드(70위)와의 원정경기에서 0-2로 졌다. 폴란드가 국가대표 축구경기에서 독일을 꺾은 것은 역사상 처음이다. 앞선 18차례 맞대결에서는 독일이 12승 6무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한 바 있다.
유로 2연패에 빛나는 디펜딩 챔피언 스페인도 지난 10일 슬로바키아와의 원정경기에서 1-2로 패했다. 슬로바키아는 FIFA랭킹 40위로 스페인(8위)에 비해 한 수 아래로 꼽히는 팀이다. 폴란드에 덜미를 잡힌 독일과 마찬가지로, 스페인 역시 볼 점유율 7-3의 압도적인 우위에도 불구하고 슬로바키아의 날카로운 역습에 무너졌다.
브라질월드컵에서 티키타카로 대표되는 점유율 축구의 한계를 드러내며 조별리그에서 무너진 스페인은 세대교체의 목소리가 더욱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스페인은 다음 경기에서 약체 룩셈부르크를 4-0으로 대파하고 겨우 체면을 살렸다.
가장 위태로운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은 역시 네덜란드다.
히딩크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네덜란드는 초반 1승 2패로 A조 3위에 그치며 고전하고 있다. 1차전에서 체코에 1-2로 덜미를 잡힌데 이어 2차전에서 약체 카자흐스탄에 졸전 끝에 3-1 신승을 거뒀으나 지난 14일 복병 아이슬란드에 0-2로 완패하며 위기에 몰렸다. 네덜란드는 이날 슈팅과 점유율 등 내용면에서도 아이슬란드에 딱히 우위를 점하지 못하며 경기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세계 최고의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보유한 포르투갈도 빨간 불이 커졌다. 포르투갈은 이미 지난 9월 7일 약체 알바니아와의 경기에서 0-1 충격패를 당하며 파울루 벤투 감독이 경질됐다. 이후 페르난도 산투스 감독을 새롭게 선임했지만, 12일 강호 프랑스전에서도 1-2로 패하며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이밖에 파비오 카펠로 감독의 러시아도 13일 경기에서 FIFA 랭킹 105위의 약체 몰도바와 1-1로 비기는 졸전으로 체면을 구겼다. 월드컵 본선진출국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도 지난 9월 140위의 키프로스에게 1-2 역전패를 당하는 등 거의 모든 조에서 이변의 양상이 일어나고 있다.
물론 H조의 이탈리아와 G조의 잉글랜드처럼 전승 행진을 이어가며 순항하고 있는 전통의 강호들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 약체 팀들을 만난 경기에서 상대를 압도하지 못한 경기력은 만족스럽지 못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본선은 아직 시작도 하기 전에 연이은 이변과 혼전으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는 유로 2016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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