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 독점수입 '마약쿠키', 현지서는 관광객에만 인기

김영진 기자

입력 2014.10.14 16:27  수정 2014.10.14 17:35

관광객 마케팅으로 홍콩서 80%이상 관광객들만 줄서...현지보다 2배 비싸게 팔려

홍콩 침사추이 미라도 맨션 안쪽에 위치한 제니베이커리 매장. 매장안은 테이블도 없을 뿐더러 고객들은 줄을 서서 쿠키를 사서 나가야 한다. 고객들 대다수는 관광객들이다. ⓒ데일리안 김영진 기자
현대백화점이 지난 6월부터 홍콩에서 독점 수입 전개하고 있는 '제니베이커리'가 현지인들에게는 별 인기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니베이커리가 홍콩 유명브랜드가 아닌 관광객들에게 주로 판매되는 '관광객 전용' 제품이라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현대백화점은 '홍콩 대표 쿠키', '홍콩 마약쿠키', '30분 완판 쿠키' 등으로 제니베이커리를 홍보하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지난 6월 2일 제니베이커리 판매 보도자료를 내며 "현대백화점이 세계적인 디저트 브랜드 메카로 거듭난다"며 "홍콩 대표 쿠키 제니베이커리를 국내에 첫 선을 보인다"고 밝혔다.

또 제니베이커리의 해외 진출은 이번이 처음이고 400개 한정으로 판매한다며 '리미티드 에디션'을 강조했다.

이어 다음달 9일에는 '30분 완판 쿠키'라며 6월 보다 5배 많은 수량인 1만개를 판매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현재 현대백화점은 전국의 지점을 돌아가며 제니베이커리를 판매하고 있다. 올 하반기에 주요 점포에 정식 매장 입점도 적극 검토한다고 밝힐 정도다.

국내 주요 백화점들이 디저트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는 가운데, 현대백화점이 디저트 분야에서 직수입을 전개하고 있는 것은 제니베이커리가 거의 유일하다.

그런 제니베이커리가 실제 홍콩 현지에서는 유명 쇼핑몰이나 백화점 등에 입점해 있는 것도 아닐뿐더러 현지인들도 잘 모르는 브랜드인 것이다.

다만 언젠가부터 한국 관광객들에게 '홍콩 마약쿠키'로 이름을 알리면서 유명세를 탔고, 최근에는 중국인들까지 가세해 인기를 얻고 있다.

실제 홍콩 침사추이에 위치한 제니베이커리 매장은 시내 유명 쇼핑몰이나 거리에 입점해 있는 것이 아닌 허름한 미라도(Mirador) 맨션 건물 1층 안쪽에 자리하고 있다.

매장에서 직접 쿠키를 만드는 것도 아닌 판매만 하고 있고 현금 결제만 가능하도록 했다. 교환·환불도 받지 않을 정도로 투명하지 못한 운영을 하고 있다. 쿠키를 어떻게 생산하는지도 알 수가 없다. 고객들의 80~90%는 관광객들이다.

주변 상점들도 식음료와는 전혀 관련 없는 저가의 의류나 가방 등을 판매하는 곳이 대부분이다.
제니베이커리 침사추이 매장으로 들어가는 미라도 맨션 입구. 이 곳에 '홍콩 마약쿠키'로 불리는 제니베이커리가 입점해 있을 거라고는 쉽게 상상이 가지 않을 정도로 허름해 보인다. ⓒ데일리안 김영진 기자

홍콩에서 만난 현지인은 "홍콩 현지인들은 제니베이커리를 잘 알지도 못할 뿐더러 알아도 관광객들에게만 유명한 쿠키로 알려져 있다"며 "제니베이커리가 여행 가이드북 등에 마케팅을 하면서 유명세를 탔다"고 말했다.

홍콩에 사는 한국인도 "제니베이커리는 홍콩에서는 전혀 알려지지 않았고 안 먹는 제품"이라며 "한국인들이 인터넷에 올리면서 뜨기 시작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홍콩관광진흥청 관계자 역시 "디저트 트렌드가 워낙 빠르다 보니 제니베이커리 인기는 시들해진 편"이라고 답했다.

홍콩 유명 쇼핑몰인 하버시티나 IFC몰 등에는 제니베이커리 매장을 찾아 볼 수 없다. 오히려 홍콩에는 '기와병가'라는 쿠키 브랜드 매장이 더 많이 입점해 있다.

거기다가 현대백화점은 홍콩 현지보다 두 배 이상 높은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제니베이커리 스몰사이즈 3개 믹스된 걸 2만1000원, 라지사이즈 3개 믹스를 3만2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홍콩에서는 4개 믹스된 스몰사이즈는 70 홍콩달러, 라지사이즈를 130 홍콩달러에 판매하고 있다. 한화로 각각 9500원과 1만7800원이다.

이에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제니베이커리는 유통기한이 짧다보니 항공으로 배송되고 관세, 부가가치세 등 각종 세금을 포함하면 절대 높은 가격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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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진 기자 (yj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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