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전쟁' 과감한 결단…결과는 극과 극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입력 2014.10.20 10:46  수정 2014.10.20 10:50

양상문-김경문, ‘경험부족’ 우려 속 이재학-최경문 카드

이재학 0.2이닝 5실점 최악투..최경철 1회 3점포로 화답

LG 양상문 감독(왼쪽)과 NC 김경문 감독의 지략 대결에서 먼저 웃은 건 양상문 감독이었다. ⓒ LG 트윈스 /연합뉴스

'달의 전쟁'에서 LG 트윈스 양상문 감독이 먼저 웃었다.

양상문 감독이 이끄는 LG는 19일 창원 마산구장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5전3선승) 1차전에서 김경문 감독의 NC 다이노스를 13-4로 대파했다. 역대 준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팀 플레이오프에 진출 확률은 82.6%에 이른다.

국내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두 중견 감독이지만 포스트시즌 경험은 차이가 많다. 김경문 감독이 두산 시절부터 5번이나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았고 한국시리즈만 3번이나 경험한 베테랑이라면, 양상문 감독은 사령탑으로는 올해 가을야구가 처음이다.

2년 연속 가을잔치에 진출한 LG와 프로 2년차 만에 처음 가을잔치에 참가한 NC의 경험차이와 맞물려 두 감독의 지략 대결은 최대 변수였다.

1차전은 두 감독은 비슷하면서도 또 상이한 스타일이 도드라진 경기였다. 양 팀 감독 모두 부담감이 큰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과감한 선수기용을 주저하지 않았다.

NC는 찰리와 에릭 등 쟁쟁한 외국인 투수를 제치고 1차전 선발로 포스트시즌 무대를 처음 밟는 토종 에이스 이재학을 낙점했다. 김경문 감독은 경험부족을 우려하는 목소리에 대해서도 "이재학은 우리 팀의 기둥"이라며 신뢰를 보냈다. 포스트시즌 결과만이 아니라 NC의 미래를 내다본 장기적인 포석이었다.

결과적으로 이재학은 김경문 감독에 믿음에 보답하지 못했다. 올 시즌 LG전에서 4승1패 평균자책 2.59를 기록하며 강했지만, 팀 역사상 첫 포스트시즌 선발투수라는 압박감은 정규시즌과 차원이 달랐다. 불과 0.2이닝 4피안타 1볼넷 5실점으로 난타 당했다. 결국 이재학 카드는 1회에만 6실점으로 경기 분위기를 일찌감치 내주는 최악의 상황을 초래했다.

NC의 시련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이재학을 구원하기 위해 내세운 웨버도 4.1이닝 동안 6피안타(2홈런) 3실점(2자책)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톱타자 박민우가 삼진 3개를 당하는 등 4타수 무안타에 그쳤고, 가을야구 경험이 풍부한 이종욱도 3타수 무안타에 8회 결정적인 실책을 저지르는 등 공수 양면에서 부진했다.

김경문 감독은 "이재학이 그렇게까지 부담을 가질 줄 몰랐다. 선수들이 초반에 점수차가 벌어지면서 몸이 무거워지고 많이 위축된 것 같다"며 판단 미스를 인정했다. NC 선수들에게 첫 포스트시즌 경기에 대한 압박감이 예상보다 컸음을 보여준다.

반면 '가을 초짜'인 양상문 감독의 승부수는 멋지게 통했다. 이날 선발 포수로 나선 최경철이 1회초 웨버를 상대로 기선을 제압하는 3점 홈런을 터뜨렸다. 이날 전까지 프로 10년차 최경철의 포스트시즌 출전 경험은 딱 1경기(2005년), 그것도 타석에는 서지 못하고 대수비로만 나섰다.

수비형 포수 이미지가 강한 최경철이 자신의 가을야구 첫 선발 경기에서 생각지도 못한 대형 사고를 터뜨린 것이다. 공교롭게도 최경철은 지난 5월13일 양상문 감독의 LG 사령탑 데뷔전 때도 홈런을 기록한 바 있다.

최경철은 NC가 추격의 조짐을 보이던 3회와 7회에는 멋진 2루 송구로 NC 주자들을 거푸 잡아내며 수비에서도 맹활약했다. 경기 후 1차전 최우수선수(MVP)는 최경철의 몫이었다.

LG 선발 류제국이 호투하다가 5회 모창민에게 던진 헤드샷으로 퇴장당하는 악재가 이었지만 불펜투수들이 안정된 계투를 이어가며 실점을 최소화했다.

5회 7점차 리드 상황에서 윤지웅이 손시헌에게 안타를 맞으며 흔들릴 조짐을 보이자 양상문 감독은 마운드를 방문해 배터리와 내야수들을 안정시키고 상대 흐름을 끊는 노련한 완급조절을 보여주기도 했다. 가을야구를 처음 소화하는 감독답지 않은 침착함과 결단력이 돋보이는 경기운영이었다.

양상문 감독은 "정규리그 막판 4위 자리를 위해 선수들이 긴장된 경기를 연이어 치르면서 포스트시즌에서는 오히려 부담을 떨친 것 같다. 시즌 마지막 경기보다도 더 편히 준비한 덕에 초반 대량득점이 나왔다"며 선수들의 활약에 공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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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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