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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 사고' 환풍구 부실시공 확인…관계자 피의자 전환


입력 2014.10.27 14:39 수정 2014.10.27 14:42        박민 기자

용접 불량, 지지대 절단, 앵커볼트 미고정 등의 부실시공 확인

공연 관계자 5∼6명 오늘 피의자신분 전환할 듯

환풍구 콘크리트 구조물 위를 둘러싸 덮개를 지탱해야 하는 L자형 테두리 받침대가 콘크리트 구조물과 이격이 생겨 제대로 결합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사고후 판교 환풍구 현장 사진.ⓒ경기지방경찰청

27명의 사상자를 낸 '판교 환풍구 추락사고'와 관련, 경찰 조사결과 환풍구가 부실시공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시공사 관계자 일부를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경기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27일 오전 브리핑을 통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합동 감식한 결과 환풍구 덮개를 지탱하는 지지대와 연결 부분 등에서 부실 시공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추락사고는 환풍구 덮개를 지탱하는 2개의 받침대 중 1개가 관객들의 하중을 이기지 못하고 내려앉으면서 발생했다"며 "또한 받침대의 용접이 불량하고 덮개를 지지하는 앵커볼트도 제대로 고정돼 있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환풍구는 세로 부재(3.7m) 2개 위에 가로(6.1m) 부재 1개가 지나는 직사각형 형태로, 덮개가 그 위에 얹혀져 있는 구조로 시공됐다.

가장 많은 하중을 받는 지점은 받침대인 부재 3개의 접합부, 콘크리트 구조물과 철제 L자형 테두리 받침대 연결부 등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부재는 일체형 강관이 아닌 짧은 관이 서로 닿는 부위마다 용접된 형태였다.

경찰은 일체형 강관을 쓰지 않고, 짧은 관을 용접해 이어붙인 것이 규정에 어긋난 지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설계분야를 수사 중이라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답했다.

특히 환풍구 덮개를 지탱해야 하는 L자형 테두리받침대도 콘크리트 구조물과 이격이 생겨 제대로 결합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콘크리트 구조물과 테두리받침대 사이를 결합하는 볼트와 너트 결합부 40곳 중 11곳이 대강 용접된 채 마무리됐고, 이 중 2곳은 아예 너트도 없었다.

경찰 관계자는 “철재 덮개가 부실 시공으로 강도가 약해지면서 결과적으로 사람들의 하중을 견디지 못했다”며 “덮개 구조물 상부에 사람들이 위치한 상태에서 부재가 견딜 수 있는 하중 등에 대한 구조해석 결과는 이달 말께 나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부실시공이 확인됨에 따라 관계자 일부를 참고인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행사 주최 측인 이데일리와 경기과학기술진흥원 관계자뿐 아니라, 환풍구 시공 관련 관계자도 사법처리 대상에 오를 전망이다.

앞서 경찰은 공연 관계자 및 유스페이스 건물 시공사인 포스코건설과 설계ㆍ감리를 진행한 건축사무소, 환풍구 시공 하청업체, 자재납품업체 등 관계자 11명을 출국금지 조치한 바 있다.

박민 기자 (myparkmi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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