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를 길게 생각한 염경엽 감독은 8회 아쉬운 투수 교체로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 연합뉴스
불펜의 힘을 너무 믿은 넥센 염경엽 감독이 아쉬운 투수 교체로 2차전을 내주고 말았다.
LG는 28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세븐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넥센과의 원정 2차전에서 8회 대거 6득점하며 9-2 승리했다.
이로써 1차전 패배 후 반격에 성공한 LG는 하루 쉰 뒤 안방인 잠실 구장에서 3차전을 맞게 된다. 반면, 20승 투수인 에이스 벤헤켄을 내고도 경기에서 패한 넥센은 약점인 토종 선발 투수가 등판을 앞두고 있어 부담이 커졌다.
승패와 상관없이 양 팀 선발 벤헤켄과 신정락은 그야말로 투수전의 백미를 선보였다. LG 선발 신정락은 8회말 이동현과 교체될 때까지 7이닝 동안 96개의 공을 던지며 넥센의 강타선을 단 2안타로 꽁꽁 묶었다.
무엇보다 삼진쇼가 압권이었다. 이날 신정락은 10개의 삼진을 뽑아냈는데 200안타의 주인공 서건창은 물론 유한준-박병호-강정호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에만 무려 6개의 삼진을 기록해 승리의 수훈갑이 됐다.
벤헤켄도 만만치 않았다. 벤헤켄은 2회와 5회 각각 1점씩 내주긴 했지만 삼자범퇴로 돌려세운 1회와 3회를 모두 삼진으로 처리하며 절정의 구위를 과시했다. 이날 LG와 넥센은 나란히 12개씩의 삼진을 기록, 플레이오프 역대 한 경기 최다 탈삼진 기록(24개)을 세우기도 했다.
팽팽했던 투수전은 8회 염경엽 감독이 투수 교체 카드를 예상보다 일찍 꺼내들며 LG 쪽으로 무게가 확 쏠렸다.
염경엽 감독은 1-2로 뒤진 8회 1사 2루 상황이 되자 벤헤켄을 마운드에서 내렸다. 당시 벤헤켄의 투구수는 91개로 완투까지 바라볼 수 있던 상황이었다.
문제는 전날 완벽한 투구를 펼쳤던 불펜이 무너지며 승리도 내주게 된 넥센이다. 벤헤켄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한현희는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하며 3실점했고, 신인 조상우 역시 지나치게 긴장한 나머지 스스로 무너지고 말았다.
사실 염 감독이 벤헤켄의 투구 수가 여유 있었음에도 교체를 지시한 이유는 따로 있었다. 2명의 외국인 선발에 비해 토종 선발진이 허약한 넥센은 이번 시리즈서 3선발 체제를 예고한 바 있다.
따라서 최근 컨디션이 좋은 소사가 1차전에 등판했고, 벤헤켄이 등판하는 2차전까지 잡겠다는 심산이었다. 만약 경기를 내주더라도 4~5차전에서 소사와 벤헤켄을 다시 출격시켜 시리즈를 길게 보겠다는 것이 염경엽 감독의 계산이었다.
적장인 양상문 감독의 지략도 만만치 않았다. 이미 승부가 기운 9회, 양상문 감독은 마무리 봉중근을 마운드에 올렸다. 앞서 8회를 마무리한 신재웅의 투구수가 고작 5개였던 점을 감안하면 고개가 갸우뚱거려지는 대목이었다.
양 감독이 봉중근을 내세운 까닭은 이날 무안타로 꽁꽁 묶여 있던 박병호를 철저하게 봉쇄하겠다는 의도였다. 실제로 봉중근은 두 번째 타자로 나온 박병호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그제야 김선규에게 마운드를 내주고 더그아웃으로 향했다. 사실상 박병호 저격용 등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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