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치 신세’ 지동원, 또 이적설…떠돌이 공격수 되나
독일 언론 “프라이부르크, 지동원 영입 노려”
뚜렷한 활약 없이 이적 반복..안정적 입지 절실
도르트문트에서 좀처럼 입지를 찾지 못하고 있는 지동원(23)이 또다시 이적설에 휩싸였다.
독일 축구전문지 '키커'는 11일(한국시간) 독일 분데스리가 프라이부르크가 지동원의 영입을 노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프라이부르크는 지난 시즌 주포로 활약했던 막스 크루제가 보루시아 묀헨 글라드바흐로 떠난 이후 공격수 부재로 고민해왔다.
프라이부르크는 14라운드를 치른 현재 2승 7무 5패, 승점 13으로 전체 18개 클럽 가운데 16위로 강등권에 놓여있는 상황이다. 프라이부르크가 겨울 이적 시장에서 가장 시급한 것이 공격수 추가 영입으로 전망된다. 프라이부르크는 과거에도 지동원 영입에 관심을 보인 바 있다.
유럽에 진출한지 불과 3년여 밖에 되지 않지만 지동원의 잦은 방랑은 안타까운 장면이다.
지동원은 2011년 전남에서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선덜랜드에 입단하며 유럽파의 반열에 올랐다. 하지만 잦은 부상과 팀 내 주전경쟁에서 밀리며 꾸준히 경기에 출장한 경우가 거의 없었다.
선덜랜드에서 철저히 벤치 멤버로 밀리며 아우스크부르크로 두 번이나 임대를 거쳤고, 올해 도르트문트에서도 투명인간으로 전락했다. 결국 1년여도 안 돼 벌써 세 번째로 이적설이 오르내리는 떠돌이 신세가 됐다.
그나마 임대 시절이던 2012-13시즌 하반기 아우크스부르크에서 17경기 5골로 활약하며 가능성을 보여준 게 가장 좋은 장면이었다. 지동원의 활약에 힘입어 아우크스부르크는 강등권을 탈출했고, 이는 지동원이 이듬해 아우크스부르크 재임대와 도르트문트 이적이 가능했던 원동력이었다. 분데스리가에서는 아직 지동원의 가능성에 주목하는 구단들이 존재한다.
문제는 잦은 이적과 방황 속에서 지동원이 과연 유럽파라는 허울 좋은 명성을 빼고 과연 선수로서 잘 성장하고 있느냐는 고민이다. 유럽 진출 전까지 대표팀의 차세대 공격수로 주목받았던 지동원은 유럽 무대에서 스트라이커라기보다는 공격형 미드필더와 측면 날개를 오가는 다소 어정쩡한 선수로 변했다. 좋게 말하면 멀티플레이지만 나쁘게 말하면 어느 포지션에 세워놔도 특색이 없다. 이는 대표팀에서의 경기력에도 그대로 이어졌다.
아우크스부르크 두 번째 임대 시절에는 12경기 1골에 그치며 실망스러웠고, 도르트문트에서도 오랫동안 1군 경기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한 채 경기 리듬마저 잃어가고 있다.
현지 언론도 지동원의 영입 가능성에 대해 의문부호를 달았다. 즉시전력감이 필요한 프라이부르크에서 올 시즌 전력 외로 분류된 지동원이 과연 도움이 될 수 있겠느냐는 회의적인 시선이다.
지동원에게는 절박함이 필요하다. 그는 이제 더 이상 어린 선수가 아니다. 선수로서 한창 활약해야 할 20대 초중반의 나이에 지금처럼 안정적인 입지를 구축하지 못하고 임대와 이적을 오가며 떠돌아다니는 신세가 반복된다면, 박주영(알 샤밥)의 전철을 밟게 될 가능성이 높다.
자신의 가치를 인정해주고 출전기회가 보장되는 팀을 찾아서 마지막으로 모든 것을 걸어보겠다는 마음가짐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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