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7억원’에 대처하는 넥센·롯데 상반된 자세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입력 2014.12.26 07:05  수정 2014.12.27 09:24

이대호-롯데, 2010년 연봉조정신청까지 가며 줄다리기

넥센 박병호는 3년 만에 억대 연봉서 7억원 '껑충'

연봉 7억원을 두고 박병호와 이대호의 행보는 크게 엇갈렸다. ⓒ 넥센/데일리안

지난 2010시즌이 끝난 뒤 이대호(당시 롯데)는 구단과의 연봉 재계약 테이블에서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았다.

이대호가 원했던 연봉은 7억원. 당시만 해도 비FA 역대 최고 연봉이었다. 그해 이대호는 전무후무한 타격 7관왕을 이뤘고, 9경기 연속 홈런으로 세계 야구계의 주목을 한 몸에 받기도 했다. 반면, 롯데는 6억 3000만원을 제시했다. 구단 사상 최고인 2억 4000만원을 인상했고, 마찬가지로 비FA 역대 최고액인 2003년 이승엽과 타이라는 것이 롯데 측의 주장이었다.

양측의 입장 모두 일리가 있어 보였다. 평행선은 결국 연봉조정신청까지 갔고, 승자는 롯데 구단이었다. 결과가 발표되자 이대호는 "앞으로 누구도 구단을 상대로 연봉조정신청을 할 수 없을 것 같다"며 한숨을 내쉰 바 있다.

이대호가 계란으로 바위를 친 사연은 정작 따로 있다. 줄다리기를 펼친 이유가 이대호 혼자만이 아닌, 선수단 전체를 대변한 싸움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롯데는 재계약 협상 테이블이 열릴 때마다 선수들과 적지 않은 갈등을 빚었다. 심지어 고성이 오가는 경우도 있을 정도였다. 그나마 적정 몸값을 받아낸 김주찬에게는 ‘협상왕’이라는 웃지 못할 별명까지 생기기도 했다.

2006년 처음으로 억대 연봉(1억 3000만원)에 진입한 이대호는 그해 타격 트리플 크라운을 일궜고, 연봉이 2배로 뛰었다. 하지만 이후부터는 지지부진했다.

2008년 3억 6000만원으로 소폭 오른데 이어 이듬해에는 연봉 동결을 감수해야했다. 급기야 2009년에는 타자 고과 1위를 차지하고도 구단 측이 제시한 금액은 2000만원 삭감이었다. 이대호는 팀 훈련 불참이라는 초강수를 뒀고, 시단을 끌던 구단은 '연봉 동결'에서 ‘3000만원 인상’으로 진땀을 뺐다.

이대호가 7억원을 요구한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부진한 시즌에는 일명 ‘연봉 후려치기’로 선수들 사기를 꺾고, 잘하면 저마다의 이유로 인심 쓰듯 소폭 인상하는 구단의 자세에 목소리를 낸 것이다. 이후 FA 자격을 얻은 이대호는 구단의 100억원 제시를 거절하고 일본으로 떠났다.

이대호가 넘지 못한 7억원의 연봉을 단 3년 만에 이룬 선수가 있다. 바로 3년 연속 홈런왕 넥센 박병호다.

박병호는 25일, 소속팀 넥센과 연봉 5억원에서 2억원(40%) 인상된 7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그야말로 크리스마스 선물이었다.

2011년 LG서 넥센으로 트레이드된 박병호는 2012년 MVP에 올랐고 6200만원이던 연봉이 2억 2000만원으로 훌쩍 뛰었다. 2년 연속 MVP에 오르자 올 시즌 연봉은 다시 널뛰기해 5억원까지 올랐다. 그리고 넥센 구단은 또다시 비FA 최고액 타이인 7억원으로 홈런왕의 자존심을 한껏 살려줬다.

이대호는 첫 억대 연봉자가 된 2006년부터 FA 자격을 얻은 2011년까지 6년간 겨울만 되면 구단과 마찰을 빚어야 했다. 리그를 주름잡고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로 거듭났지만 그의 연봉은 언제나 한계가 있었다. 만년 하위에서 벗어나 비로소 가을 잔치에 참가한 팀 성적은 거의 반영되지 않았다.

따라서 넥센의 행보는 크게 주목할 만하다. 넥센은 ‘가난한 구단’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신상필벌을 확실하게 매겨 선수들의 의욕을 높여주고 있다. 이는 팀을 대표하는 박병호뿐만이 아니다. MVP 서건창은 9300만원에서 단숨에 3억원의 고액 연봉자 반열에 올랐다.

불과 3년 전, 히어로즈의 선전을 예상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이장석 대표는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이 목표라는 원대한 목표를 세웠고, 세간에서는 허황된 꿈이라 조소를 보냈다.

넥센이 올 시즌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며 꿈은 현실이 됐다. 이는 염경엽 감독의 신들린 용병술 때문만은 아니다. 구단 프런트의 확실한 지원사격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대호가 떠나고 다시 약체가 된 롯데와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