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감독의 조용한 '형님 리더십'이 지금의 삼성에는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 서울삼성
서울삼성 이상민 감독이 농구인생 최대의 시련을 겪고 있다.
최고의 스타플레이어 출신으로 올 시즌 삼성 지휘봉을 잡고 '감독님'으로 돌아왔지만, 데뷔해부터 꼴찌로 추락하며 혹독한 신고식을 치르고 있다.
삼성은 올 시즌 일찌감치 9연패와 6연패를 한 차례씩 경험하며 7승23패를 기록 중이다. 지난 23일 전자랜드전에서는 46-100 참패, 프로농구 역사상 한 경기 최다점수차 기록을 경신하는 불명예도 겪었다.
2011-12시즌 기록한 구단 역사상 최저승률(12승 42패)을 넘을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이상민 감독은 시즌 개막 전만 해도 의욕이 넘쳤다. 객관적인 전력상 약체로 분류됐지만 "9개 구단 모두 해볼 만하다"며 특유의 승부욕을 내비쳤다. 현역 시절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빠른 농구를 앞세워 돌풍을 일으키겠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현실은 딴판이었다. 일단 삼성 선수들의 개인 기량이 예상보다 더 심각했다. 이동준, 송창무, 이정석, 차재영 등 억대 연봉자들이 즐비하지만 정작 이들 중 다른 팀에서 뛴다면 당장 주전급을 찾기 어렵다.
1순위 외국인 선수 리오 라이온스의 ‘영양가’ 역시 회의적이다. 평균 20.8점 10.9리바운드로 기록은 화려하지만, 수비 능력이 떨어지고 궂은일에도 소홀하다. 턴오버(80개)도 리그 1위다. 개인기량은 뛰어나도 삼성이 현재 필요로 하는 외국인 선수 스타일에는 맞지 않는다.
오히려 국내 선수들에게는 경기가 안 풀릴 때마다 라이온스에게만 의지하려는 나쁜 습관만 부추기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이상민 감독은 이규섭 코치와 더불어 몇 년 전까지 삼성에서 선수로 활약했다.
삼성은 리그에서도 코칭스태프의 연령대가 가장 어린 축에 속한다. 선수들과는 아직 지도자와 선수의 관계라기보다 '선후배' 느낌이 더 강하다. 차가운 이미지와 달리 이상민 감독 역시 선수들을 모질게 몰아붙이는 스타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런 조용한 '형님 리더십'이 지금의 삼성에는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은 4~5년 전까지 감독의 리더십보다 고참들을 중심으로 한 선수단의 목소리가 강한 팀이었다. 이상민 감독이 현역 시절 때는 능력 있는 베테랑들이 중심을 잡아주면서 큰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지금의 삼성에는 그 정도 위상을 지닌 베테랑이 없다. 산전수전 다 겪은 김동광 전 감독도 바꾸지 못한 삼성의 현 주소다.
지금의 삼성에 필요한 것은 강도 높은 자극과 개혁이다. 냉정히 말해 삼성보다 선수구성에서 비슷하거나 큰 차이가 없음에도 좋은 성적을 올리는 팀들이 있다. 이상민 감독에게 필요한 것은 '독한 결단'이다. 더 이상 이상민 감독은 선수들에게 '상민이 형'이 아니라 ‘무서운 감독님’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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