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군, 한 남성과 택시타고 시리아 난민촌 하차
터키 경찰 "김군 일행 국경 넘은 기록 없어"
터키의 시리아 인접 지역에서 실종된 김모 군(18)은 호텔을 나선 뒤 남성 한명과 만나 시리아 번호판을 단 불법 택시를 타고 국경 근처로 가서 시리아 난민촌 주변에서 하차한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터키 경찰이 호텔 안팎의 CCTV를 조사한 결과 김 군은 10일 오전 8시쯤 배낭을 메고 호텔을 나서 맞은편 모스크 앞에서 수분간 서성이다가 8시 25분쯤 남성 한명을 만나 8시 30분쯤 시리아 번호판을 단 검정색 카니발 차량에 탑승했다”고 말했다.
“이 남성이 손짓을 하자 이 군이 남성에게로 갔으며, 5분 후 남성과 함께 차량에 탑승했으며, 이 차량은 시리아 사람이 운영하는 불법 택시였다”는 것이 터키 경찰의 조사 내용이다.
이 차량이 김 군 일행을 태운 것은 김 군과 동행한 남성이 한 시간 전인 오전 7시30분에 차량으로 다가와 8시30분쯤 모스크 주변으로 와달라는 요청을 해서 이들을 태운 것으로 드러났다.
김 군이 탄 차량은 시리아 난민촌이 있는 베시리에 마을에 이들을 내려줬으며, 이후 두 사람의 행적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또 터키 경찰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김 군 일행이 국경 근처를 통과한 기록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군이 탑승한 카니발은 국산차이지만 현지에 이런 식으로 돈을 주면 어디든 다니는 불법 택시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차량 안에 설치된 CCTV 분석에서 김 군과 남성은 보안을 의식한 듯 이동 거리 25분가량 동안 대화를 전혀 나누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정부 당국자는 ‘김 군이 테러단체인 이슬람국가(IS)에 가담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느냐’는 질문에 “모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김 군이 시리아 국경 넘어서 IS에 가담했다는 구체적이고 확정적 증거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이 당국자는 “시리아는 외교부 영사국 허가를 받지 않으면 못 들어가는 지역이기 때문에 불법 입국의 경우 여권법 규정이 있으니까 신병이 확보되면 일정한 처벌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 군의 실종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김 군 일기장을 확보해 이슬람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 관련 언급이나 가담 흔적이 있는지 등을 집중 분석하고 있다. 경찰은 김 군의 일기장, 노트 등 김 군이 평소에 사용했던 소지품을 김 군의 부모로부터 임의 제출받아 IS와 관련된 내용이 있는지 등을 집중 분석 중이다.
김 군의 일기장에서는 자살을 암시하는 내용이 있는 등 전반적으로 비관적이고 우울한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날 김 군의 집을 방문해 김 군 부모를 상대로 출국 경위 등에 대해 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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