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월의 세금폭탄' 소득세법 재개정 방향은?
연말정산 둘러싼 논란 불거지자 여야 잇달아 보완책 내놔
새누리 특별공제 항목 추가, 새정치 세액공제율 인상 검토중
2014년 소득분에 대한 연말정산 환급액 축소로 ‘13월의 세금폭탄’ 논란이 거센 가운데, 정치권을 중심으로 소득세법 개정 움직임이 가시화하고 있다. 다만 대안으로 새누리당은 특별공제 항목 추가를, 새정치민주연합은 세액공제율 인상과 법인세율 인상을 각각 검토하고 있어 협상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정부는 지난해 자녀양육비, 교육비, 의료비, 보험료 등 7개 특별공제 항목의 공제 방식을 소득공제에서 세액공제로 변경하고, 근로소득공제를 축소하는 내용의 세제 개편안을 내놨다. 당초 정부 여당은 이 같은 소득세법 개정을 통해 고소득자의 세 부담이 늘어 소득 재분배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실제 연말정산에서 연 소득 5500만원 이하 급여소득자의 세 부담도 증가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서민 증세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부양가족이 없는 급여소득자들은 근로소득공제 축소로 세 부담이 늘어나는 데 반해, 이들 중 대다수는 특별공제 수혜 대상에서 제외돼 환급액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이처럼 과거 ‘13월의 보너스’로 표현되던 연말정산이 ‘13월의 세금폭탄’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커지자 정부 여당은 물론, 야당 차원에서도 대책을 고심하고 있다.
새누리 "자녀 수 등 고려해 부분적 보완" 새정치 "세액공제율 5% 인상, 법인세 감면 철회"
먼저 정부 여당은 2013년 세제 개편에서 폐지된 일부 특별공제 항목을 부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0일 브리핑에서 “실제 연말정산 결과를 바탕으로 소득계층 간 세 부담 증감 및 형평 등을 고려해 세 부담이 적정화하도록 공제 항목 및 공제 수준을 조정하는 등 자녀 수, 노후 대비 등을 감안한 세제 개편 방안을 적극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출산이나 입양에 따른 인적공제, 부양가족공제, 연금공제 등의 혜택을 늘리는 방안이 고려되고 있다.
주호영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기존의 정부 정책을 더욱 충실히 구현할 수 있도록, 예컨대 저출산 대책과 관련해 둘째 아이, 혹은 셋째 아이에 대해 특별히 더 혜택을 주는 방향 등 여러 가지 점을 살펴서 좋은 제도가 될 수 있도록 시간을 가지고 검토를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나성린 수석부의장은 “(연말정산이 완료되고) 그 문제점이 밝혀지면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다”면서 “특히 다자녀의 경우, 독신자 가족들은 예상보다 축소액이 큰 것 같다. 그래서 이런 경우 중산층 이하에서 예상보다 축소 문제가 크다면 그 부분에 대해 우리가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부연했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세액공제율 자체를 늘리고, 이로 인한 세수 결손은 법인세 감면 철회로 확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조세 형평성을 위해 소득공제를 세액공제 방식으로 바꾸고 근로소득공제율을 조정한다는 큰 틀에는 동의하지만, 이 과정에서 저소득층의 세 부담을 늘려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야당 간사인 윤호중 새정치연합 의원은 이날 ‘데일리안’과 전화통화에서 “2월에 세법 개정안을 제출할 예정”이라며 “세액공제 분야가 있다. 공제율이 대부분 15% 정도로 돼있는데, 공제율이 다른 항목도 일부 있다. 이 공제율을 5% 인상한다는 내용을 담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재위 조세소위원회 간사인 같은 당 홍종학 의원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상황이) 이미 이렇게 됐으니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가장 쉬운 방법은 세액공제율 높이는 것”이라며 “당에서 아직 거기까지는 얘기가 안 됐는데, 내 개인적으로는 교육비, 의료비는 다시 소득공제로 돌려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특히 홍 의원은 “법인세율 인상과 비과세 감면 축소 관련 법안을 2012년부터 내놓고 있는데, 정부 여당에서 꿈쩍도 안 해서 계류돼 있는 상황”이라며 “핵심은 재정파단이다. 작년에도 10~15조원의 세수 부족이 났다고 하는데, 그걸 못 메꾸니 서민들을 쥐어짜는 것이다. 담뱃세 인상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이어 “(법인세율 인상 없이는) 이게 계속될 것이다. 성역이 무너지지 않는 한”이라며 “이번엔 이걸 강력히 해본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과적으로는 전체 특별공제 항목의 세액공제율을 인상해 저소득층의 세수 부담을 덜어주고, 기업·부자 증세를 통해 이로 인한 결손분을 메운다는 방침이다.
이견 커 단기간 협상 어려울 듯…'법인세' 암초로 작용할 가능성도
다만 현 상황에서 여야가 합의점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대책을 추진하는 시기부터 여당은 3월, 야당은 다음달로 차이가 있는 데다, 정책의 방향도 완전히 엇갈리기 때문이다.
나 수석부의장은 “지금 야당에서 세액공제율이 15%, 12%인데 이것을 일률적으로 높이자는 안을 제시하고 있다”며 “(그런데) 이렇게 되면 세수 손실이 너무 크고, 안 그래도 지금 소득세 면세자 비중이 높아 문제가 되고 있는데, 면세자 비중이 더 높아지고 고소득자도 같이 혜택을 보게 된다”고 지적했다.
나 수석부의장은 이어 “아마도 한다면 중산층 이하 문제에 한정해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결국 새누리당은 세수 결손분을 고려해 부분적 세액공제율 인하를 추진하거나, 2013년 축소되거나 폐지된 일부 특별공제 항목을 되살릴 가능성이 크다. 또 연말정산 보완책에 따른 세수 결손을 가정하지 않는 만큼, 야당이 요구하고 있는 법인세 인상 등에 대해서는 기존의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새정치연합 역시 새누리당과 협상 결과를 낙관하고 있지는 않다. 윤 의원은 “우리가 내놓을 개정안 처리가 가능할지 안 할지는 협상을 해봐야 알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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