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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무너질지..." 황량한 제2롯데월드 '파랑새' 올까


입력 2015.02.01 10:00 수정 2015.02.01 14:49        조소영 기자

[르포]지난 30일 찾은 롯데월드몰, 잦은 사고 탓 한산해

롯데 측 안전관리본부 출범 등 안전문제 해결 위해 분투

2호선과 연결되는 롯데월드몰의 출입문으로 사람들이 들어서고 있다. 이곳으로 들어서면 왼편에 롯데리아가 운영하는 유럽풍 레스토랑 '빌라 드 샬롯' 1호점이 위치해있다. ⓒ데일리안 조소영 기자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은 지난달 10일 스크린과 바닥 흔들림 문제로 같은 달 17일부터 영업이 중단됐다. 지난 30일 찾은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에는 영업 중단 당시 VIP시사회가 예정됐었던 영화 '상의원'의 포스터가 걸려있었다. ⓒ데일리안 조소영 기자

"언제 무너질지 모르니 아예 근처에도 안가요."

지난해 10월 '국내 최대 규모'라는 타이틀을 달고 개장한 서울 잠실 제2롯데월드 저층부 쇼핑몰인 롯데월드몰. 올해 1월 말 개장 100일을 맞았지만 고객들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롯데월드몰을 가봤느냐"는 질문에 위와 같이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대답을 하는 이들이 적잖다. 개장 전후 끊임없이 터진 사건사고는 롯데월드몰을 찾으려는 고객들의 기대감을 '안전에 대한 우려'로 바뀌게 했다. 이는 롯데월드몰을 황량하게 만들었다.

1일 제2롯데월드 안전관리위원회(이하 위원회)에 따르면 롯데월드몰 일평균 방문객은 개장 당시 10만명에서 11월 들어 9만명으로 줄어들더니 12월에는 7만명, 1월 현재(20일) 5만3000명까지 떨어졌다. 일평균 주차장 이용대수(사전예약제 이용 차량)도 개장 당시 769대에서 611대(11월), 563대(12월), 428대(1월)로 줄었다.

지난 30일 오후 1시경 찾아간 롯데월드몰은 이 같은 수치가 가시화돼 나타나고 있었다.

이날 롯데월드몰이 위치한 2호선 잠실역. 한쪽은 향할수록 사람이 붐볐지만 다른 한쪽은 갈수록 인적이 드물었다. 전자는 롯데백화점, 후자는 롯데월드몰의 풍경이다. 지하철(2, 8호선)과 연결돼있는 롯데월드몰 지하 1층은 화장품, 구두와 같은 패션매장들과 푸드코트, 아쿠아리움, 롯데마트 등 고객들의 관심을 끌만한 모든 것들이 집결돼있었지만 실제 상황은 예상과 달랐다.

2호선과 연결되는 롯데월드몰의 출입문을 열고 들어서면 왼편에 롯데리아가 운영하는 유럽풍 레스토랑 '빌라 드 샬롯' 1호점이 위치해있다. 파스타, 화덕피자, 유기농 베이커리, 스페셜티 커피, 벨기에 수제 초콜릿 등 총 100여종 이상의 음식들이 판매되는 곳이다. 최고급 레스토랑이나 다름없는데다 점심시간과 맞물려있었지만 손님이 차있는 테이블은 얼마 되지 않았다. 빌라 드 샬롯을 지나치면 2030세대를 겨냥한 패션매장들이 즐비하지만 음악만 신나게 울려퍼질뿐 실제 종업원과 손님 간의 '분주한 동선'이 그려지지 않았다.

롯데월드몰의 인기가 이 같이 급하강하게 된 가장 큰 요인은 개장 전후로 일어난 크고 작은 사건사고 때문이다. 개장 이전 고도제한 철회 논란, 교통대란 우려 문제부터 이후에는 5~6층 식당가 통로에 바닥 균열(10월 26일)이 발생하더니 1층 천장에서 떨어진 금속 물질에 고객이 부상(10월 29일)을 입는 일까지 있었다.

악재는 계속됐다. 에비뉴엘관 8층 천장 보 균열(11월 3일)에 이어 12월에는 줄줄이 사고가 터졌다. 아쿠아리움 누수 현상(12월 9일)이 있었고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은 스크린과 바닥 흔들림(12월 10일)이 문제가 됐다. 콘서트홀 공사현장 인부 추락사(12월 16일), 출입문 분리로 인한 고객 부상(12월 28일)도 있었다.

이로 인해 현재 롯데월드몰은 모객을 책임질 소위 '핫 플레이스'들이 모두 문을 닫은 상태다. 가족, 친구, 연인 등이 부담없이 찾을 수 있는 곳인 아쿠아리움, 롯데시네마는 사고가 난 달 17일부터 영업을 중단했다. 이날 찾은 아쿠아리움 근처 롯데리아와 롯데마트는 손님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한산했고 롯데시네마 입구가 있는 5층 식당가 또한 영화관 근처 식당가라고 보기에는 손님이 적었다.

아쿠아리움 근처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개장 이후 잦은 사고가 일어나면서 롯데월드몰을 찾는 손님 수가 50% 이상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아쿠아리움과 롯데시네마는 아직 안전점검을 받고 있어 언제 재개장이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롯데그룹에서는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지난 9일 안전관리본부를 출범시켰다. 위원회는 본부 출범에 대해 "안전문제에 대한 루머를 불식시켜 고객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차원"이라며 "출범 이후 롯데월드몰 내 전 직원들은 상시 안전훈련을 진행 중에 있다"고 말했다. 모든 문제가 안전에서 비롯된 것인 만큼 안전문제를 확실히 정리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위원회는 "영업점 활성화를 위한 마케팅 방안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차츰 상황이 나아지고 있다는 말도 있었다. 6층 식당가에서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한 상인은 "개장 이후 사건사고가 많이 일어나 손님이 적어지긴 했다"며 "그래도 오늘은 평일치고 손님이 많은 편이다. 날이 갈수록 손님들이 많아지는 듯하다"고 말했다. 오후 3시경 지하 1층 출입구를 다시 찾았을 때 점차 사람들이 몰려들어오고 있었다. 업계 안팎에서는 황량한 제2롯데월드에 다시 파랑새가 찾아올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조소영 기자 (cho1175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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