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황금세대 피날레’ 포스트 차두리 있나 없나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입력 2015.02.19 12:05  수정 2015.02.19 12:09

차두리, 아시안컵서 베테랑의 중요성 일깨워줘

은퇴 후 빈자리 걱정, 가격 역할 해줄 선수 누구?

한국축구는 차두리를 통해 베테랑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 연합뉴스

‘차미네이터’ 차두리(35·FC 서울)가 대표팀 공식 은퇴식을 통해 14년간의 태극마크 경력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차두리의 대표팀 은퇴는 한국축구의 황금세대로 꼽히는 ‘2002 한일 월드컵 세대’가 마침내 막을 내렸다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를 지닌다.

차두리는 2002 한일 월드컵이 남긴 마지막 태극전사다. 물론 아직 현역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도 있지만, 2015년까지도 대표팀에서 활약한 멤버는 차두리가 유일했다.

2002 세대가 한국 축구사에 남긴 업적은 매우 크다. 한국축구 최고의 순간으로 꼽히는 2002 한일월드컵 4강을 비롯해 2006 독일월드컵 토고전에서 사상 첫 원정 승리, 2010 남아공월드컵 원정 16강 등 굵직굵직한 역사를 개척했다.

아시아의 변방에 그쳤던 한국축구가 세계무대의 중심을 향해 그 위상이 높아지던 순간이었다. 박지성, 설기현, 안정환, 이영표, 차두리 등은 유럽무대에 진출해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선수로 성장했고 뒤를 이어 수많은 ‘한일월드컵 키즈’들의 해외 진출이 활성화됐다.

한일월드컵 세대는 차두리를 끝으로 국가대표팀에서는 더 이상 볼 수 없게 됐지만, 지금도 지도자, 해설가, 행정 분야 등 다방면에서 활약하며 한국축구계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특히 당시 엔트리 23명 가운데 지금도 현역으로 뛰고 있는 선수는 모두 6명이다.

차두리(서울), 이천수, 설기현(이상 인천), 김남일(교토), 김병지-현영민(이상 전남) 등이다. 황선홍(포항), 최용수(서울), 유상철(울산대), 홍명보(전 국가대표팀), 최진철(U-17 대표팀) 등 12명은 은퇴 후 지도자로 자리 잡으며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안정환, 이영표, 송종국은 축구 해설과 예능 출연 등으로 방송계에서 활동하고 있다. 비교적 최근에 은퇴한 박지성은 자신의 이름을 건 축구 재단을 운영하는 것은 물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앰버서더로 활동하는 등 축구 행정가로서 제2의 인생을 설계중이다.

한편, 축구대표팀은 최근 반년 사이에 치른 두 번의 큰 국제대회를 통해 베테랑의 가치를 절감했다. 홍명보가 이끌던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베테랑의 역할을 과소평가했다가 쓴 맛을 봤고, 슈틸리케 감독은 2015 호주 아시안컵에서 베테랑들의 활약으로 큰 재미를 봤다.

월드컵 당시 소외됐던 차두리와 곽태휘는 아시안컵에서는 대표팀의 중심에서 녹슬지 않은 기량과 리더십을 선보였다.

차두리를 끝으로 마지막 2002 세대까지 모두 물러난 대표팀에서 현재 30대 이상의 주축 선수는 이제 곽태휘와 이근호 정도만이 남았다. 부상으로 아시안컵 출전이 불발됐지만 공격수 이동국도 향후 월드컵 예선에서는 슈틸리케호에 복귀할 가능성이 있는 베테랑급 선수로 평가된다. 최근 중동에서의 생활을 정리하고 또다시 무적 선수 신분이 된 박주영의 대표팀 재합류는 당분간 불투명해졌다.

현재 대표팀은 주축이라고 할 수 있는 20대 초중반의 해외파와 이동국-곽태휘 등 30대 베테랑간의 허리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중간 세대가 다소 부족한 실정이다. 2010 남아공 월드컵 때까지 주축으로 활약했던 이정수, 조용형, 김정우 같이 주로 80년대 초중반생 선수들 중 대표팀에서 자리 잡지 못하고 어느 순간 갑자기 사라진 선수들이 꽤 많다.

2011년 박지성과 이영표의 은퇴 이후 한국축구가 급격하게 흔들린 데는 남아공-브라질 월드컵 사이 세대 간 가교 역할을 해줘야할 중간 세대가 대표팀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갑자기 사라져버린 영향도 크다.

다가오는 2018 러시아 월드컵에는 현재 대표팀의 주축인 기성용, 이청용, 구자철, 김영권 등이 어느덧 전성기에 접어들 나이다. 앞으로 대표팀은 자연히 이들을 중심으로 재편될 수밖에 없는 흐름이다. 비록 지난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아직 젊은 선수들이었지만 러시아에서는 베테랑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시기가 된다.

하지만 러시아 월드컵까지는 아직 3년이라는 긴 시간이 남아있다. 꼭 본선만을 염두에 두지 않더라도 팀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베테랑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제2의 차두리나 곽태휘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선수들이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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