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잡은 야구 전설들, 이름값 보다는..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입력 2015.02.19 09:33  수정 2015.02.19 12:12

이종범·정민철·송진우·김선우 등 대거 해설진 합류

이름값·입담만으로 버티기엔 한계..경륜의 한계 우려

‘바람의 아들’ 이종범이 유니폼을 벗고 마이크를 잡는다. ⓒ 연합뉴스

2015 프로야구 개막을 앞두고 각 방송사의 초호화 해설진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역 올스타 못지않은 스타 출신들의 입담 대결이 다음 시즌 팬들을 기다리고 있다. 다음 시즌에는 현역 시절 최고의 스타로 명성을 떨쳤던 거물급 야구인들이 새내기 해설자로 대거 합류한다.

일단 '바람의 아들'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이종범이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진으로 합류했다. 한화 '전설' 정민철과 '메이저리거 1세대' 김선우 역시 MBC 스포츠플러스에서 함께 마이크를 잡게 됐다. '회장님' 송진우와 롯데 '캡틴' 조성환은 KBS N 해설진으로 합류했다.

해설로 나서는 것은 처음이지만 이미 야구팬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는 전설들이다. 가장 관심을 모으는 이는 단연 이종범이다. 현역 시절 뛰어난 기량 못지않게 빼어난 입담과 유머 감각으로도 화제를 모았던 이종범은 이미 '무릎팍도사', '승승장구' 등 각종 토크쇼와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 MC들을 쥐락펴락할 정도로 만만치 않은 내공을 과시한 바 있다.

해설진의 지각변동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구단은 바로 한화다. 이종범, 정민철, 송진우 등은 모두 지난 시즌까지 한화 코치로 활약했지만 김성근 감독이 부임하면서 팀을 떠났다. 한편 SBS 스포츠에서 해설진으로 활약하던 김정준, 김재현 위원은 반대로 한화 코치진에 합류했고, 이종열 전 LG 코치, 은퇴한 현재윤 전 LG 포수 등은 해설진에 합류하게 됐다. 본의 아니게 한화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 셈이다.

프로야구가 국민적인 인기를 모으면서 방송 중계도 활성화됐고 그만큼 팬들의 기대치도 올라갔다. 다음 시즌부터는 10구단 체제가 들어서면서 매일 5경기씩 치러야 한다. 당연히 방송 중계에 필요한 채널이나 인력의 규모도 함께 증가했다. 아직 편성이 확정되지 않은 곳도 있기 때문에 앞으로 선수 출신 해설자들의 수요도 더 늘어날 수 있다.

자연히 시청률 경쟁도 훨씬 치열해졌다. 요즘 팬들은 중계 내용을 수동적으로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중계의 질을 꼼꼼히 따져가며 채널을 선택할 정도로 잣대가 엄격해졌다. 해설 경력이 20~30년 이상 되는 허구연-하일성 같은 베테랑 해설위원들도 말실수나 준비 부족으로 곤욕을 치른 경우가 있다.

사실 예전에 비해 야구방송 중계의 규모가 커지면서 많은 스타 출신 야구인이 해설에 도전했지만 의외로 방송이라는 매체에 적응하지 못하고 도태되는 경우가 많았다. 의의로 자신이 예전에 활약했던 팀 이외에는 잘 모르거나, 잘못된 정보와 예측을 가지고 망신을 당하는 경우도 빈번했다. 한 마디로 현역 시절의 경험만 믿고 방송이라는 분야를 쉽게 생각하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해설은 입담이 좋은 것과는 별개로 결국 전문성의 문제다. 방송은 한 분야의 프로들이 경쟁하는 곳이다. 개인의 입담이나 감만 가지고 버티는 것은 한계가 있다.

현장에서는 해설의 수준도 경륜에 비례한다는 평가가 많다. 해설은 결국 팬들에 야구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돕는 직업이다. 은퇴한 지 몇 년 되지 않는 선수 출신보다는 오히려 코치나 감독 경험이 있는 중견급 인사들이 야구를 분석하고 전달하는데 더 안정감이 있다는 평가도 많다.

선수 경험만 있는 해설자들의 경우, 의외로 야수 출신이면 야수, 투수면 투수 식으로 개인의 경험 위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해설의 깊이가 한정된 경우도 의외로 많다.

이처럼 이름값이 주는 화제성은 잠깐이지만 승부처는 전문성과 깊이에서 갈리기 마련이다. 현역 시절 레전드로 불리던 스타 해설진들은 과연 방송에서도 레전드가 될 수 있을까. 야구공을 놓고 마이크로 입담 전쟁을 펼치게 될 해설위원들의 활약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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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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