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윤근, 재회한 이완구 앞에 두고 미안함에 '훌쩍'
이완구, 새정치연합 대표·원내대표 만나 경제 활성화 동참 촉구
우윤근 "잘 도와주지 못 해 마음이 아파" 말 잇지 못 하고 눈물 보여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24일 이완구 국무총리와 재회한 자리에서 눈물을 보였다. 이 총리와 우 원내대표는 지난달 13일 이 총리가 총리 후보자로 지명되기 전까지 3개월 보름여간 여야 원내대표로서 호흡을 맞췄던 사이로, 두 사람이 다시 만난 것은 지난 16일 본회의 이후 8일 만이다.
이날 오전 10시 10분께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를 예방한 이 총리는 뒤이어 원내대표회의실을 찾았다. 이 총리와 우 원내대표는 입구에서 포옹을 나눈 뒤 함께 회의실로 입장했다.
이 자리에서 이 총리는 “이 방에서 우 원내대표를 모시고 이것저것 상의한 게 엊그제 같은데 오늘 또 이렇게 보니, 아까 안에 계신 분들은 못 봤겠지만 밖에서 부둥켜안고 다시 만난 게 참 반갑게 됐다”며 “나로썬 항상 우 원내대표를 귀인을 만났다고 했는데, 나한텐 평생 잊지 못 할 귀인이다”라고 말했다.
이 총리는 이어 “정말 나한텐 귀한 분이고, 또 내가 청문 과정이나 임명동의 과정에서 우 원내대표의 입장이 있었겠지만 나를 쳐다보는 애처로운 눈초리에 내 가슴이 뭉클뭉클해서 역시 정말 참 인품이 훌륭한 분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다시 한 번 우 원내대표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에 우 원내대표는 “난 정말 마음이 아팠다. 총리를 잘 도와주지 못 해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우 원내대표는 잠시 동안 훌쩍거리며 뒷말을 잇지 못 했다.
감정을 추스른 우 원내대표는 “야당 대표가 참 어렵다. 나한텐 지금도 총리보단 이방에서 늘 같이 대화했던 나의 훌륭한 여당의 파트너였다”라며 “누가 뭐래도 그 점은, 이 총리가 어떻게 되더라도 마음속에 깊이 간직해야 할 훌륭한 내 파트너이고 훌륭한 인생의 선배였단 마음은 변함없다”고 강조했다.
우 원내대표는 이어 “야당을 이끄는 원내대표라 사사로운 감정에 메이지 않고 가야겠다는 것 자체가 참 슬펐지만 잘 견뎌냈다. 나라를 이끄는 총리가 돼서 나도 이제 다른 차원에서 우리 이 총리를 진심으로 축하하고, 또 이 정부가 잘못한 게 많기 때문에 총리가 올바르게 보좌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완구 "경제 활성화" 문재인·우윤근 "소통"
한편, 이 총리의 이날 예방에서 문 대표와 우 원내대표는 정부의 소통을, 이 총리는 야당의 경제 활성화 법안 처리 협조를 각각 촉구했다.
먼저 문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이 불통이라는 비판을 많이 받는데, 그런 문제까지 역할을 잘 해주고, 국민과 소통하는, 야당과도 잘 소통하는 총리가 돼 달라”고 당부했다.
우 원내대표도 “대통령이 소통에 능하지 못하다”면서 “(이 총리는) 나라를 위해 재상의 자리에 올랐기 때문에 대통령에게 유일하게 건의할 수 있는 분이라 믿고 싶다. 대통령과 유일하게 마음껏 소통할 수 있는 분이다. 총리가 지난번 여당 대표연설처럼 소통만 잘하면 나라가 잘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이 총리는 문 대표와 우 원내대표에게 각각 “대통령이 소통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한 나라의 원수로서 행정수반으로서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여러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이 그리 느낀다면 대표의 말대로 내가 그런 것들을 보완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 총리도 의료법 개정안 등 경제 활성화 법안들과 관련해 “야당의 의견을 좀 더 보완해서 할 테니 꼭 이번에 도와줘서 불은 국수가 안 되도록 좀 (도와달라)”며 “총리로서 정부 안을 통과시켜야 하니, 11개 정도 법률안이 있는데 보완할 건 보완해서 야당 대표, 원내대표와 상의할 테니 꼭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표는 “부동산 가격을 상승시키는 법안을 정부 여당 제출해 우리가 받아서 통과시켰는데, 전월세 대책을 세우는 야당 법안은 하나도 통과가 안 됐다”며 “함께 이걸 여야로 접어서 보지 말고 잘 봐 달라. 여당과 야당 법안이 바로 통과되면 훨씬 균형 있는 경제대책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우 원내대표도 “(우리 당에도) 민생을 살리는 25개 법안이 있고, 장그래법 3개법 등이 있다”며 “우리 요구하는 민생 법안들이 (정부 법안들과) 방법은 다르지만 목표는 일치한다고 본다. (우린) 적극 협력할 것이고, 우리 주장을 총리도 잘 받아 주리라고 믿는다”고 답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