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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COI 위원장 마이클 커비의 "미안합니다" 한마디


입력 2015.02.25 08:31 수정 2015.02.25 08:36        목용재 기자

"진실만이 가장 중요한 무기…북한 독재정권을 상대할 때는 진실이 가장 큰 힘"

지난 2013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조사활동 종료 기자회견에서 마이클 커비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장이 얼굴을 만지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우리가 일을 확실히 하지 못해 미안합니다."

지난 17, 18일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가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조사보고서 발표 1주년을 기념해 워싱턴 DC에서 주최한 국제회의에 참석한 마이클 커비 전 COI위원장이 탈북자인 정광일 ‘No Chain’ 대표에게 건넨 말이다.

당시 커비 위원장은 국제회의 종료 이후 참석 패널들과 가진 식사자리에서 정광일 대표를 비롯한 일행에게 “(신동혁 씨의 증언 오류 인정과 관련) COI가 일을 확실히 하지 못해 미안하다”라고 사과의 말을 전했다.

정광일 대표는 신동혁 씨가 증언의 오류를 시인한 이후 북한 측이 탈북자들의 증언을 거짓말로 치부하는 행태를 보이자 북한 측에 “우리 증언에 의심이 간다면 북한당국이 직접 우리를 검증하라. 성실하게 답변하겠다”면서 6명의 북한 정치범수용소 출신자 및 희생자들의 공개검증을 제안한 바 있다.

커비 전 위원장은 이 같은 소식을 듣고 정광일 대표에게 사과의 말을 전한 것이다.

정광일 대표는 24일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식사자리에서 COI 보고서에 대해 북한이 전면부정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이야기가 오고갔다”면서 “현재 탈북자 6명이 자신들의 증언에 대해 자체적으로 검증을 받겠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이 이야기를 듣고 우리에게 커비 위원장이 ‘미안하다’고 사과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 대표는 “이번 국제회의와 관련된 공식, 비공식 자리에서 주로 논의된 것은 탈북자들의 증언에 대한 신뢰성과 관련된 것이었다”고 말했다.

한기홍 북한민주화네트워크 대표도 이 국제회의에 참석해 향후 북한 인권운동과 관련된 탈북자들의 증언은 엄격한 사실에 입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시 한 대표는 탈북자들의 북한인권 증언과 관련, “본인이 직접 경험한 것인지, 이야기를 들은 부분은 어떤 것인지, 또 한국에 와서 공부한 것은 어떤 것인지 정리가 될 필요가 있다고 본다”면서 “진실만이 가장 중요한 무기이고, (북한 같은) 극단주의 독재정권을 상대할 때는 진실이 가장 큰 힘이 된다”고 주장했다.

당시 한 대표의 발언을 들은 청중 가운데 한 명은 “신동혁 씨를 몰아붙이지 말라”며 반박입장을 내놓기도 했지만 당시 국제회의 참석자들은 한 대표의 발언에 대해 합리적이고 균형적인 시각이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당시 참석자는 본보에 “향후 북한인권운동의 발전을 위해 탈북자들도 정확한 팩트에 근거한 주장을 제기해야 한다는 취지의 한 대표의 발언에 공감하는 바”라면서 “당시 한 대표 완곡한 발언이 제대로 통역됐는지는 모르겠지만 한 대표의 발언에 불편함을 느끼는 시선도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석자도 “한 대표가 한국어로 발언을 하다 보니 미국인들에게는 한 대표가 마치 신동혁 씨를 강하게 비판하는 것으로 인식했을 수 있지만 한 대표의 발언은 비판조가 아닌 균형있는 발언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신동혁 씨의 증언 가운데 일부 오류가 있었지만 그의 전체 발언을 거짓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면서 “신동혁 씨가 정치범수용소에서 겪은 인권유린 사항까지 매도해서 매장시키는 일은 있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목용재 기자 (morkk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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