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복 아닌 수의 입고 재판장 선 전직 판사

첫 공판 연기 명동 사채왕에 금품 받은 혐의 최민호, 심리 불안정?

수원지법 판사였던 최민호 씨가 판사가 아닌 피고인 신분으로 재판장에 들어섰다.

26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법 425호 법정에서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기소된 전직 판사 최 씨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이 형사합의23부(현용선 부장판사) 심리로 열렸다.

최 씨는 ‘명동 사채왕’ 최모 씨로부터 지난 2009년~2011년 자신이 연루된 형사사건이 잘 처리되도록 법원·검찰에 영향력을 행사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2억 6864만 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판사복이 아닌 푸른 수의를 입고 법정에 나온 최 씨는 “피고인의 직업은 무엇입니까”라는 재판장의 질문에 “공무원이었습니다”라고 답하고는 이어 “어제 자로 퇴직한 것 같습니다”라고 답했다.

지난 1월 최 씨는 검찰 수사를 받으며 사직서를 냈고 법원은 이를 바로 수리하지 않은 채 2월 9일 정직 1년의 징계를 내렸다.

징계는 지난 24일 확정됐고 법원은 첫 재판 전날인 25일 사표를 수리했다.

주소를 묻는 재판장의 기초 질문에는 또박또박 대답했지만 최 씨의 변호인은 최 씨의 심리가 불안정한 상태라고 전했다.

재판에 대한 의견서를 아직 제출하지 않은 점을 재판장이 지적하자 최 씨의 변호인은 “피고인의 심리가 안정돼 있지 못해 충분한 접견을 하지 못했다”며 “재판을 연기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한 국민참여재판을 받을 의향에 대해서도 “아직 피고인과 얘기해보지 못했다”고 답했다.

재판장이 최 씨에게 본인의 생각을 묻자 “시간을 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러한 최 씨 측 요청에 따라 재판부는 첫공판준비기일을 오는 3월 12일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