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서 열린 수원삼성-FC서울전에서 FC서울 팬들이 이런 현수막을 내걸었다. 제대로 된 푯값을 책정하지 않으면 K리그 가치는 절대 올라가지 않을 것이란 쓴소리다.
무료 초대권 형식의 공짜표는 항상 문젯거리였다. 열성적인 축구 팬들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K리그를 갉아먹는 요인으로 꼽혔다. 당장 K리그 관중 집계를 위한 허울 좋은 '뻥튀기'에 불과했다. 언젠가는 없어져야 할 관행인데 그 판을 오히려 구단이 먼저 키우는 ‘제 살 깎아먹기’와 같았다.
당장 관중을 끌어들여 그들에게 K리그 자체에 대한 접근성을 낮춰야 한다는 의견도 있긴 하다. K리그를 직접 현장에서 지켜본 이들이 유료관중이 되도록 나중에 고심해도 된다는 뜻이다. 하지만 공짜표가 계속 존재하는 이상 제 돈을 내고 들어오는 관중이 늘어나길 바라는 것은 언감생심이다.
올해는 이런 해묵은 과제에 구단들이 먼저 칼을 빼 들었다. 울산현대가 지난달 25일 올 시즌부터 무료 표를 없애겠다고 선언했다. 일부 사회적 약자와 청소년 초대가 아니라면 무료 관람을 제한하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수원과 안산경찰청도 이런 정책을 내걸었다. K리그가 언젠간 가야 할 '공짜표 없애기'가 올 시즌 주목되는 상황이다.
관건은 언제까지 이런 결단이 이어질 수 있느냐다. 지난 1월 프로축구연맹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K리그 경기당 객단가는 3459원에 그쳤다. FC서울이 6322원으로 클래식(1부리그) 중 1위를 차지했고, FC안양이 3231원으로 챌린지(2부리그)에서 가장 높은 수입을 기록했다.
하지만 K리그 구단 운영에는 최소 50억원 이상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축구 수도'로 불리는 수원의 모기업 제일기획 포함 이들과 연관 있는 삼성은 이미 스포츠단 운영비를 줄이고 있다.
챌린지 구단 중 객단가 1위를 차지한 안양 또한 지난해 선수 임금을 제때 주지 못해 제2금융권 대표에게 돈을 빌리기도 했다. 모기업이 '사회적 비용' 개념으로 축구단은 운영하지 않는 이상 대다수의 평범한 구단과 시도민 구단이 겪고 있는 현실이다.
결국 수원, 안산, 울산의 공짜표 없애기는 얼마나 그 기조를 이어가느냐가 핵심이다. 열성적인 축구팬을 넘어 축구에 작은 호기심이 생기는 사람들에게조차 "축구는 공짜가 아니다"라는 인식을 심어줄 때까지 버티는 힘이 중요해졌다.
이제는 전 구단이 이런 공짜표 없애기에 나서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모든 운영비를 구단이 직접 벌기란 당장 쉽지 않은 상황에서 TV 중계 문제부터 실질적인 스폰서 유치 등 넘어야 할 과제가 각 구단에 많다.
하지만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공짜표를 없애겠다는 구단의 방침은 박수 받을 만한 일이다. 일부 구단의 행동이 K리그 자생력 키우기에 초석이 될 수 있다. 그러려면 모든 구단이 공짜표 없애기에 동참하는 '동업자 의식'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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